요즘은 우리가 잘 사는 듯 하지만, 예전에 가끔 우리보다 잘 산다는 나라를 가면 개인적으로 눈여겨보는 분들이 있다.
장애인 분들이다. 그 나라 거리에 장애인 분들이 얼마나 보이는 지 눈여겨보았다.
확실히 많았다. 우리보다 산업재해율이나 교통사고 발생률도 적을 것으로 추정되고 선천성 장애아 비율도 우리보다 높지 않을 것 같은데 장애인 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리도 요즘은 길거리애서 장애인 분들을 많이
보지만 그래도 요즘도 그 나라들에서 더 쉽고 자주 장애인 분들을 뵙는 것 같다.
예전에 스웨덴에서 버스 창가자리에 앉아 가고 있었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분이 한분이 탔다. 내 앞뒤로 앉아 계신 분들이 갑자기 일어나셨다. 여기 못 앉으실 텐데 하면서 나도 일어났다. 승객들이 의자를 접고 손잡이를 내리자 휠체어가 들어갈 자리가 생기고 고정할 수 있는 장치도 있었다. 물론 기사님은 정차하시고 우리 쪽을 보고 있었고 승객들은 항시 있는 일처럼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면서 무관심했다. 장애인분도 미안한 표정이나 감사한 표정이 아닌 마트에서 콩나물 한 봉지 사는 표정으로 자리를 찾아가셨다.
그 당시엔 버스에 휠체어가 탄다는 것도 신기했고 버스가 그렇게 변신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제일 신기한 것은 그 당연함이었다. 버스에 있는 아무도 장애인분을 신경 쓰지 않았고 장애인분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장애인 분들이 세상에 원하는 것이 장애인연금 돈 몇 푼이나 기름값 지원이겠는가? 아닐 것이다. 그냥 옆집 철수나 뒷집 영희처럼 대해 달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예전에는 지하철 한번 타는 데 요란하게 베토벤 엘리제가 울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그것도 없는 곳은 역무원이 업고 옮기고.. 버스? 어림도 없다. 버스 타러 나온다면 정말 구경거리 하나 생길 것이다. 사회운동 하시는 분으로 오인하거나 행여 타시려고 하면 바쁘다고 욕하는 승객, 정의의 사도처럼 업어 태우려는 승객까지.. 기사분들은 배차시간 못 맞추니 속탈 것이고...
많이 개선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게 정말 머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차별이 없는 세상이란 장애인 분들 몇 분 비례대표 시켜주고 공무원 가산점 주고 주차공간 조금 주고 땡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름에 대한 차별이 없는 세상은 내 옆에 휠체어 타신, 앞이 잘 안보이시는 장애인 분들이 지나가도 그게 의식되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장애가 다름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로 가기 위해선 장애인 분들이 ‘스스로’ ‘누구 도움 없거나 작은 도움으로’ 일반인들과 동일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모든 사회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 돈도 많이 들 것이다. 시간도 많이 들 것이다. 그래도 가야 하는 길이다.
장애인 분들이 스스로 그 일을 해나갈 때 당연히 일반인들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그것을 에이 하필 내가 타는 버스야 이런 생각을 가지지 않고 무신경 무관심이 되어야만 한다. 이렇게 사고가 전환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그래도 가야 한다.
최근 장애인단체에서 지하철에서 다시 출근길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오래전에 지하철이 건립된 국가에 가면 엘베,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지하철역이 상당히 많다. 우리 같으면 모두 처벌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구 나라는 버스든 트램이든 장애인이 아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100% accessible 한 교통수단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장애인의 휠체어는 유모차와 동일하게 잘 인식이 되지 않는다. 그걸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논의와 설계, 비용, 시간이 투입되었겠는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우리도 좀 토론 같은 것도 하고 사회적 합의 같은 걸 했으면 한다. 시간이 많이 소요됨을
서로 인정하고 비난과 혐오만 있고 발전은 전혀 없는 비생산적 말부림은 그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