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회인 야구팀의 감독이다.
야구는 다른 운동보다 비용이 약간 더 많이 든다. 골프나 낚시보다는 아니어도 그래도 부담이 된다.
신입회원이 비용부담 때문에 야구를 포기할 수도 있어서 우리 야구부원들은 최대한 배려를 한다.
우선 글러브도 필요 없다고 하고 일단 운동화에 모자만 쓰고 연습에 와보라고 한다. 배트를 몇 번 돌려보고 캐치볼을 하다 보면 야구의 매력에 점차 빠져든다.
그러면 신입회원이 먼저 글러브는 머가 좋냐고 물어온다. 이런저런 것을 소개해주다가 그래도 글러브는 한번 사면 십 년 쓴다고 하면서 중상위 클래스의 글러브를 소개해준다. 두말없이 산다.
일단 글러브를 사면 반절은 넘어온 거다. 이제 야구를 하려면 유니폼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한번 맞추는 김에 원정과 홈 유니폼을 모두 맞추도록 한다. 글러브만 사면 머 하냐 유니폼이 없으면 폼도 안 나고 경기도 못 뛰는 데.. 일단 입금한다.
유니폼을 사면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근데 배트를 휘두르려면 장갑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그냥 목장갑도 괜찮다고 했지만, 간지가 우선 안 난다. 인터넷 찾아보고 자기가 알아서 사 온다.
경기에 뛰려면 야구화가 있어야 한다. 도루도 하고 수비도 하려면 스파이크 있는 야구화를 사야 한다. 필요하니 산다. 어라 천연잔디만 있는 것이 아니네. 인조잔디 구장을 뛰려면 인조잔디화를 구입해야 한다. 다른 신발 신고 뛰면 바로 퇴장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인조잔디화도 사야 한다.
신발까지 사면 대충 끝난 듯하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서려면 헬멧을 써야 한다. 팀헬멧이 있으나 머리에 맞지 않으면 불편하고 위생상 좋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야구는 폼인데 폼이 안 난다. 한 일주일 고민하다가 반짝거리는 유광 외귀헬멧을 구입해서 쓰고 온다.
이제 대충 끝난 듯하다. 그런데 배트가 자기 몸에 안 맞는다. 타율이 높은 몇몇 선수들은 자기 체격에 맞는 개인배트를 구입해 쓴다. 이건 더 고민한다. 한 달 정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어쩔 수 없게 구입한다. 한번 머리에 박히면 안 사고 못 배긴다.
이제 장비가 꽤 많다. 뿌듯하다. 그런데 그냥 배낭에 들고 다니니 폼이 안 난다. 야구가방이 있다. 유광에 헬멧, 신발, 글러브가 딱 들어간다. 구입한다.
더 이상 살 것이 없다. 그런데 타격을 하다 보니 투수가 몸을 맞춘다. 팔꿈치에 맞았다가는 부러질 듯하다. 보호대를 하나 구입한다. 폼도 나고 좋다.
처음부터 이것저것 필요하다고 했으면 포기했을 것을 자기가 재미있어서 하나둘씩 자발적으로 구입한다.
당신들 다 낚였어.. 주말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