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C 시장 진출과 고객경험 혁신
"Nespresso. What else?"
조지 클루니의 광고 다들 기억하시죠?
문구만 보아도 조지클루니의 중후한 목소리와 네스프레소를 금방 떠올릴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커피머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네스프레소는 원래 B2C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오피스 시장을 타게팅하고 있던 네스프레소가 어떻게 고품질 에스프레소의 대명사로 각인되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네스프레소는 사무실 커피 머신을 제조하여 팔고 있었습니다. 사업 초기 B2B 모델을 기반으로 오피스 수요를 타게팅 하였으나 성과는 저조했습니다. 낮은 매출로 타격을 입고 있었고 이에 파산 위기까지 겹치게 됩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1988년 Jean-Paul Gailard라는 프랑스 CEO가 새로 부임히게 됩니다. 새로운 CEO와 함께 네스프레소는 타겟을 오피스에서 고소득 가정으로 전환하며 B2C 시장 진출을 선언하였습니다. '고품질 넨스프레소를 가정에서 즐기게 해주자' 라는 목표였지요.
B2B에서 B2C로 진출하면서 네스프레소는 다음의 중요한 전략 3가지를 세우게 됩니다.
1. 커피 구독 서비스 기획
2. 프리미엄 고객 경험 전달
3. UX 중심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1. "신선한 커피를 이틀 내에 전달하자"
개인 고객이 가정에서 신선한 커피를 맛볼 수 있도록 정기 배송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커피머신의 이미지를 전환시키고자 커피머신으로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음을 직접 보여주고자 한 것이죠.
그래서 네스프레소는 '네스프레소 클럽'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내어 고객의 전화, 인터넷 등의 주문에 즉각 대응하여 이틀 내 캡슐을 배송하며 집에서 캡슐로도 신선한 커피를 마시는 '홈카페'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반복적인 캡슐 구매가 일어나도록 커피 머신의 가격을 낮추어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인 후, 정기 캡슐 구독으로 반복적 수익 구조를 확보했습니다. 머신에 대해서는 낮은 마진과 100% 환급제를 실시하여 이윤을 발생시키지 않는 대신, 커피 캡슐 판매로 50%의 마진을 내는 수익구조를 형성하고 고객을 락인시켰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하드웨어를 일단 산 고객들은, 머신을 사용하기 위해서 네스프레소 캡슐만을 구매해야 했었죠. 그래서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에스프레소를 먹는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웃소싱 때문이었습니다. 네스프레소의 모회사 네슬레는 아웃소싱으로 커피머신 생산 단가를 통제하는 대신, 매스 마케팅을 지양하고 하이엔드 유통채널을 활용하여 자원을 재분배하였고, 빠른 배송을 위한 당사의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비스를 강화하였습니다.
2. "나도 저 커피 마시는 멋있는 사람처럼 되고싶어"
네스프레소는 프리미엄한 고객경험을 설계하고 전달하기 위해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경험을 설계했습니다. 네스프레소 클럽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하루 안에 커피를 배달하고, 커피 전문 잡지를 제공하고, 시즌별로 특별 커피를 선물하고, 커피 시음회를 여는 등 고객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행사를 정기적으로 주최하여 고객들의 피드백을 수집했습니다. 고객들은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유대감을 쌓는 등 특별한 경험을 하고, 네스프레소는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서비스에 다시 반영하며 개선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죠.
뿐만 아니라 클럽 고객을 위해 기계 무료 세척 서비스, 고장시 기기 무료 대여, 필터 세척 시기를 자동으로 체크하여 청소키트를 보내주는 등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네스프레소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고가의 네스프레소 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고소득 가정을 타겟하여 부티끄, 고급 레스토랑, 항공사 1등석 좌석에만 커피를 제공하는 등 하이엔드 채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였습니다.
또한 네스프레소 매장 경험도 강화하였는데요,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샵을 내어 고급 이미지를 강화하였고, 고객들은 입장부터 세심한 케어를 받으며 명품 매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백화점 내 네스프레소는 1층 명품관 사이에 위치해 있고, 직원들은 까만 정장과 정돈된 외모, 하얀 장갑으로 네스프레소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3. "알아서 나한테 맞는 커피를 보내준다고?"
네스프레소는 전용 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시기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커피를 보내주는 자동 구독을 실시하며 고객 충성도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IoT기반 사용패턴 분석으로 캡슐이 떨어질 시기에 자동 재구매를 지원하고, 제품 상태 정보를 수신하여 세척, 고장 등 관리가 필요한 시기에 고객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관리 예약을 해 주는 것이죠.
커피 머신을 사용하게 되는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는 경험에 방해를 받지 않도록 고객의 입장에서 잠재적 페인포인트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seamless한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영민한 전략이었습니다.
덕분에 고객은 커피 캡슐의 선택과 재구매, 기기 관리 등에 소요되는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며 번거로운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며 더욱 다른 기기로 옮겨가지 못하게 됩니다. 알아서 기기가 관리되고 우리는 커피만 즐기면 되니까요.
그래서 지금 네스프레소는 어떻냐구요?
아시다시피 가장 프리미엄한 글로벌 커피머신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캡슐 구독 이후 매년 30%이상 성장, 작년 2022년 캡슐 마켓 내 $13B를 점유하였습니다. 특히 2020년 팬데믹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미국 가정의 40%, 영국가정의 30%를 고객으로 두고 있습니다.
네스프레소 얘기를 길게 하다보니 저도 한 잔 마시고 싶어지네요. 오늘은 네스프레소 캡슐 한 잔 어떨까요?
Nespresso. What el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