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의 강요

by YS

행복에의 강요


‘완벽’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행복은 실제로 존재 가능한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짧은 순간에만 나타난다.

― 니콜라인 베르델린 ―


어른 친구가 안부 전화를 걸어 내게 물었다. 요즘 행복하냐고. 음… 어… 그냥 잘 지내고 있다고 대답했다. 나름 잘 지내고 있는데 행복하다고 말하지는 못했다. 꼭 “행복하게 지내야” 만 할 것 같다. 마치 행복하지 않으면 불행하기라도 한 것 마냥. 그런데 나는 좋다는 표현은 잘 하는데 왜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 걸까?


행복하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사랑만큼이나 행복의 의미도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누군가의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고, 누군가의 행복은 과거 또는 미래의 어딘 가로 미뤄져 있다. 과거의 행복은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지금 존재하지 않고, 미래의 행복은 ‘만약 …만 한다면’이라는 조건부이기 때문에 지금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현자들이 현재를 살라고 말했나 보다.


고전이나 경전에서 말하길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행복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가장 가까이 있는 마음을 보지 않고 멀리 다른 곳, 내가 갖지 않은 다른 어떤 것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음 안에 반짝이는 별이 있는데 보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내 마음에 달렸다는 말이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늘 행복할 수도, 늘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영 심리학자 슈와르츠는 “모든 나쁜 일은 우리가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진짜 나쁜 일이 된다.”라고 했다. 일단 마음을 뒤집으면 그렇게 쉬운 일인데 사실 마음을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또 못할 일도 아니다.


굳이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더라도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너무 좋고,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이 좋고, 요즘 푹 빠져 있는 <강철부대 3>를 보는 것도 좋고, 지금 토요일 오후가 좋다.

사촌 동생은 금요일 저녁 맥주 마시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마시기도 전부터 맥주 마실 생각에 기분이 좋아져서 일주일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고 한다. ‘이 맛에 산다’고까지 하니 얼마나 좋은지 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맥주 한잔의 시간을 소소한 행복이라고 한다. 나는 이 행복이 소소한 것 같지 않다. 그 순간만큼은 가슴 가득 부풀어 만족스러운 시간일 테니까. 이렇게 기분 좋고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순간들이 행복의 다른 이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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