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와 둘만의 데이트를 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연어 필레를 먹었다. 연신 이런저런 얘기들을 이어가는 엄마의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 역시 좋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에선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 엄마의 모습에 흐뭇한 마음과 함께 왜 좀 더 자주 엄마와 이런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함과 나의 무심함에 대한 자책감이 들었다.
어릴 적 나는 정말로 엄마 치맛자락을 붙잡고 “엄마, 어디가?” 하며 따라다니는 엄마 껌딱지였다. 심지어 초등학생 때에도 엄마 옆에서 자겠다고 베개 들고 가던 아이였는데 지금은 치맛자락에서 떨어져 버린 껌딱지, 나만 생각하는 무심한 어른 아이가 되었다. 엄마도 나처럼 맛있는 거 먹고 쇼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한 사람인데 ‘엄마는 엄마이니까’하고… 언제나 그냥 그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밥을 먹고 엄마와 쇼핑을 했다. 방에 놓을 조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예쁜 조명을 하나 샀다. 벌써부터 여기저기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크리스마스트리와 반짝이는 불빛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초록과 빨강의 조화를 보면 왜 기분이 좋아지는 거지? 내가 어릴 때는 매년 나보다 훨씬 큰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선물(어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바비 인형을 대학 졸업할 때까지도 상자에 보관하고 있었다.)로 어린 시절 추억을 만들어 주셨다. 이번에는 내가 엄마에게 작은 트리를 선물했다. 예쁘다며 구경하는 엄마의 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만 알고 있었고 마음에는 담아 두지 않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텍쥐페리는 부모님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즐거운 경험들로 채워주었으니 이제는 우리가 그분들의 여생을 추억으로 채워드려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즐겁게 놀아준 ‘나의 엄마’와 다음번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양말 주머니 들고 엄마, 아빠와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