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일기 part2

먹방일기

by 김 연남

여행하면 먹을 걸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뉴욕이라면 다들 생각나는 유명 맛집들이 몇 곳 있기 마련

예를 들면 볼프강 스테이크하우스라던지,

스파이더맨이 먹던 핫도그집이라던지 말이다


일단 나는 그런 방송에 나오거나 한 맛집은 전혀 가지 않았다.

내가 해외여행을 가면 주로 먹는 것은 1, 맥도널드 2, 스타벅스 3, 기타 패스트푸드

이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

조지라는 불가리아 친구가 있는데

처음 한국에 적응하며 친해질 때도

엽떡, 한솥, 김밥천국, 피자마루등을 소개해주곤 했다.

그 나라의 스페셜한 음식보다도 실제 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데일리 메뉴가 뭔지가 나의 주요 관심사이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뉴욕은 최고의 여행지였다.

세상의 모든 패스트푸드가 다 모여있는 패스트푸드의 천국이니 말이다

1000011641.jpg 처음 혼자 간 레스토랑은 맥도널드 브로드웨이점. 맛은 확실히 다르다.

한국에 있을 때도 햄버거와 타코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뉴욕에서는 그 취향이 거의 생존 기술에 가까워졌다. 혼자 움직이기 좋고, 싸고, 빠르고, 무엇보다 실패 확률이 낮았다. 여행자에게 이 네 가지는 꽤 중요한 덕목이다. 동생과 누나, 매형은 꼭 하루 한 끼는 집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 중에 하나가 들어간 요리를 먹어야 한다고, 실제 그들은 햄버거만 먹다가 체했다던데 나는 아니었다. 사실 이미 거의 10년간 쌀밥보다 밀과 고기가 주식이었어서 위가 놀랄 일은 없었다. 오히려 가끔 명절에 집에 내려가면 2인분씩 퍼주는 떡국 때문에 체한 적은 있어도 말이다.

image.png 엄마 아빠세대에겐 추억일 웬디스

이미 한국에 들어온 파이브가이즈나 셰이크쉑에는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이미 아는 맛”에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대신 미국에서만 가능한 선택지들, 그리고 그 선택지들을 최대한 가볍게 즐기는 방식에 관심이 갔다. 그래서 웬디스가 보이자 바로 들어가게 된 것.

image.png 이건 칙필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의 소울푸드라던데 그냥 맘스터치 비슷하다.

할랄가이즈의 경우, 나는 같은 이름의 음식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한국에도 이미 진출해 있는데다, 집과 직장 근처라 매주 먹었던 곳인데, 한국에서 익숙했던 그 맛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다. 빵의 식감, 향, 전체적인 불맛이 달랐다.

image.png 이렇게 맥도널드 미국 어플을 다운로드하면 deals를 꽤 풍성하게 준다

뉴욕의 맥도널드는 음식보다도 공간이다. 어디에나 있고, 화장실이 있고,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곳. 우리나라 은행처럼 보안관이 항상 있었고, 문 근처에 배회하는 어르신들도 있었는데 묘하게 점심시간 은행에 온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꿀팁을 하나 추가하자면 맥도널드 미국앱을 다운로드하여 가입을 하면 1달러 미만으로 햄버거 취식이 가능하다. 다른 패스트푸드도 마찬가지. 그때부터 나는 모든 패스트푸드 어플을 다운로드하여 처음 가입 시 주는 deal 쿠폰을 챙기기 시작했다. 타코벨도 자주 갔는데, 한국에서 타코벨을 먹고는 타코를 간혹 건강식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먹으면 깜짝 놀랄 맛이다. 치즈가 꾸리꾸리하고, 기름이 흐른다. 물론 맛있다는 말이다.


기대와 다르게 실망한 곳도 있었다. 판다익스프레스는 오히려 한국에서 먹는 쪽이 더 낫다고 느껴졌다.

1000011790.jpg 판다익스프레스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반면 치폴레는 매우 만족. 한국에도 곧 들어온다던데, SPC가 수입사인 것은 맘에 안 들지만, 치폴레는 확실히 한국에서 잘 먹힐만한 식당이다. 마라탕처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고, 건강하고, 힙하다. 여의도 더현대에 5월 중 들어온다던데, 오픈하면 가볼 생각은 있다.

1000011779.jpg 아마 가장 많이 들렸던 치폴레. 한국에도 곧 들어온다고 한다.

뉴욕에서 자주 가게 되는 카페들도 결국 비슷한 이유였다. 던킨은 확실히 저가 포지션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노랑 브랜드들. 분위기도 비슷하다. 스타벅스는 거의 똑같다. 여러 카페를 갔지만 프랜차이즈중에선 꽤 많이 보였던 pret'a manger가 제일 괜찮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프랑스 브랜드고, 유럽여행을 하면 많이 볼 수 있는 그 가게 맞다. 내부도 깔끔하고 샌드위치 같은 요깃거리도 잘 구비되어 있다. 노트북을 펼치고 싶어지는 공간이었다. 내가 갔던 모든 프레타 망제 매장은 직원들도 전부 보라색 유니폼에 대문자 E들만 뽑는 것인지 매우 활발하고 친절했다.

image.png 베라와 던킨은 항상 붙어있다. 둘은 같은 계열사라고 한다. 약간 빽다방 옆에 홍콩반점같은 느낌

현재까지

숙박비도 누나 집에서 잤으니 들지 않았고, 관광지도 안 가고, 쇼핑도 안 하고

식비도 패스트푸드, 그것도 어플에서 deals를 다 받아서 1~2달러에 싸게 먹어서 그런지

의도하진 않았지만 진짜 엄청 짠내 나는 투어가 돼 가고 있다.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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