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

by 김상연

잠이 달아나 조용히 침대에서 나왔습니다. 미지근한 물 한잔과 지루한 책 한 권으로 잠을 잡아보려 합니다.


먼 과거, 밤하늘 별 없이는 온 세상이 깜깜하던 과거.

어제와 내일을 달리하기 위해 목성과 금성을 구별하고, 입김이 보이면 북극성을 등지고 걷던 시절이었습니다.

유난히 별이 많던 밤, 누군가 언덕에 기대 누워 허공에 손가락질을 하고 있습니다. 별과 별을 이어, 영웅과 그가 사랑하는 이를 그리고 아직 끝을 본 적 없는 대양으로 내보내 신과 싸움을 붙입니다.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의 옆에서, 별처럼 빛나는 눈으로 그 이야기를 듣는 이가 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는지, 진흙과 건초를 뭉쳐 그림을 그려냈고, 인류는 존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침실 문이 살 열리더니 눈을 비비며 그대가 나옵니다. 유유자적 우유 한잔을 들고 제게 기대 뭘 보냐고 묻네요.


신나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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