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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철 Jong Choi Dec 03. 2022

예술의 의미

오후 잡상

예술은 냉담, 무감각(Apathy)한 인간들의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나아가 정신적인 관심을 유발하여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나이 스물다섯 때 도쿄 의대학부에 유학중이던 노신(魯迅)은 러시아를 도왔다는 죄목으로 일본군에 붙잡힌 중국인이 일본군의 군도에 잘려나가는 모습을 무감각하게 지켜보고 있던, 일체의 분노나 가치판단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기록 사진으로 본 후 그 즉시 학교 생활을 접고 문예활동에 나선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것이 <아Q정전>이고 이것이 곧 중국인의 5.4운동에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당시 아편으로 대변되는 중국인의 마비된, 무감각한 정신을 자극하였고 시대적 통찰에의 관심을 유발한 것이다.


구한말 제1세대 한국 유학생들은 귀국 후 이러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단지 개인적인 저항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지 집단적 토착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하였다. 어쩌다 집단이 형성되었어도 정치적 접근 양식에 머물렀다. 그로써 20세기 한국인은 한 세기에 걸친 공백사관을 겪어야 했다. 노신과 한국 유학생의 차이점은 '일체 순수한 인간 영혼에의 호소' 여부였다. 이 시대 예술인들은 모두 죽었다. 권력에 아첨하여 생존을 다투고 참예술 정신을 조롱할 뿐이다. 참예술을 지키려는 자에게는 혹독한 고립을 주고는 저네들끼리 모여 배부른 스미스가 되어 뜻도 모르는 잔치판을 벌인다. 


이땅의 예술 정신은 어디 갔는가?


#냉담 #무감각 #공백사관 #배부른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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