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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철 Jong Choi Dec 30. 2023

혼백

잡학은 꿀맛이다

살면서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혼백(魂魄). 

혼은 앞날을 예견하는 기능이고, 백은 지나간 것을 기억하는 기능이라 한다.

살면서 백의 기능을 상실하며 산다는 말이 된다.


옛 성인들은 중요한 말을 하거나 생각이 들면 그 즉시 제자들에게 기록해 둘 것을 명했다. 그때마다 제자들은 책자에자혁띠에다 책상에다 적었다.


가장 효용성 좋았던 것은 따로 있다.

고위신료들은 홀(笏)이라는 것을 어전회의 때(물론 대소 의식 때도) 반드시 들고 임했다. 홀은 회의 안건을 기록한 모바일 커닝페이퍼였다.


오늘날 인류는 핸드폰에다 거의 모든 정보를 기록한다.

거리에서든 집에서든 일터에서든 먹을 때든 똥쌀 때든 빈틈 없이 누누히 들여다보며 산다. 


핸드폰은 현대판 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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