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1. 닮는 취향

그 시절 엄마 패션

by 도가경


자식 키우는거 참 내 맘 같이 안된단 생각을 매일 거울 보면서 하지만서도, 내 꾸밈옷 취향이 20~30대 엄마 사진과 똑 닮은걸보면 유전자의 힘이 신기하다.


며칠전 아침 세수하는 나를 엄마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가끔 흐뭇한 눈으로 이유 없이 우릴 구경하러 온다. 요즘은 출근 패션 마중에 재미들리셨다.

와이드 팬츠에 셔츠를 구겨 넣거나, A라인 롱 스커트와 어울리는 상의를 바꿔보고 있으면 바쁜 아침 일정에도 호닥 온다.

보통은 출근복으로 색깔만 다른 같은 옷을 쟁여두고 주구장창 돌려 입는 편이지만 실망시키기 힘든 관객이 생긴거다.


그시절 아빠 패션은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 정도라 감흥없지만 엄마 옷은 탐이 났다.

다림질 선이 사진에서도 하얗게 선 셔츠에 하이웨스트 일자핏 청바지, 청자켓에 하나로 높게 묶은 검은 생머리 차림새가 마음에 쏙 들었다.


5살무렵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찍은 사진도 아주 좋아한다. 샛노란 개나리색 점퍼 입은 내 손을 잡은 엄만 검은색 망토 코트, 검은색 스커트, 검은색 단화를 멋지게 입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나는 패션은 사촌 오빠 졸업식을 위해 고른 투피스이다.

발목까지 오는 H라인 롱스커트는 핑크가 살짝 섞인 다홍색이었다, 같은색 터틀넥 니트를 세트로 입은게 얼마나 세련되어 보이는지.

아직 남아있다면 이 것은 나의 옷이다 싶어 물어봤더니 아쉽게도 낡아서 버렸단다. 당시에 큰 맘먹고 양장점에서 맞춘 옷으로 아껴입었단다.

다홍 셋업 속 엄마는 딱 지금 내 나이였다. 우리는 제법 닮았으니까, 엄마가 내 젊음을 아쉬워하지 않게 부지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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