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he Truth That I Can Tell' 앨범 리뷰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 호평을 받은 큰 이유중 하나는 과거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인공인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가 모두 등장했다는 점이었죠. 개인적으로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을 다시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바로 그의 첫 '스파이더맨'의 OST였습니다. 당시 뭐라고 읽어야할지도 난감했던 Dashboard Confessional(대시보드 컨페셔널)라는 밴드명과 어딘지 모르게 절박하고 간절하게 느껴졌던 'Vindicated'('결백을 증명하다'라는 제목도 어딘가 의미심장해서 더욱)의 보컬과 기타 사운드는 영화보다 더 깊숙하게 뇌리에 꽂혔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찾아듣는 음악으로 자리잡았죠.
다만, 'Vindicated' 이외에는 특별히 Dashboard Confessional을 찾아 들은건 아니라서 막상 밴드에 대해서는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는 와중에 문득 눈에 들어온 앨범이 바로 이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입니다. 2002년 데뷔한 에이브릴 라빈과 2002년 'Vindicated'로 스타덤에 오른 Dashboard Confessional은 우연찮게도 같은날 나란히 각각 'Love Sux'와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 앨범을 발매했고, 'Vindicated'의 기억이 남아있던 저에겐 이 앨범의 플레이 버튼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죠.
최근 팝펑크가 다시 유행하면서 이모(emo) 장르 역시 팝펑크와 한데 묶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이모는 팝펑크와 조금 다른 음악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모라는 단어대로) '감정'에 관한 부분인데, 흔히 이모 장르의 음악들은 응축시켰다가 한번에 폭발시키는 구간을 넣거나, 급격한 멜로디의 변화 등의 장치를 설치해 이를 표현하곤 합니다.
하지만 Dashboard Confessional이 이 '감정'을 드러내는 방법은 조금 색다릅니다. (물론 'Vindicated'는 전형적인 폭발시키는 작법을 따르긴합니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의 단촐한 사운드 위에 모든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특유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를 더해 뭔가 터질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는 느낌이죠. 영화로 치면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장르같다고나 할까나?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는 Dashboard Confessional의 이런 어쿠스틱 이모 스타일이 총 집약된 앨범입니다. 잔잔한 어쿠스틱 사운드위에 뭔가 터질듯한 감정을 잔잔하게 드러내지만, 결코 터트리지는 않는 'Burning Heart'로 시작해 감정의 편린을 드러내는 'Everyone Else Is Just Noise', 'Here's To Moving On', 'The Better Of Me', 'Southbound and Sinking'을 지나 다시 소강상태를 맞이하는 'Sleep In', 'Me and Mine'와 의외의 반전과도 같은 'Sunshine State', 'Pain Free In Three Chords',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Young',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까지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은 앨범 전체가 하나의 트랙과 같은 유기적인 감정의 변화를 들려줍니다.
사실 이모의 경우 유행이 짧기도 했고, 롱런을 하는 밴드도 드문게 사실이다보니 쉽게 추천을 할만한 장르는 아니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마니아층을 유지하는 장르이고, 저 역시 그 팬의 한사람으로서 'All the Truth That I Can Tell'은 요근래 이모 장르 앨범중 감히 '최고'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네요.
https://youtu.be/KfwzvvfYi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