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기획사들의 수익구조는 오랫동안 ▲음원 및 음반수익 ▲공연 및 행사 수익 ▲굿즈판매 ▲광고수익 이 네 가지 카테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수익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데, 그 중심에는 하이브가 있습니다. 가요계 출신이 아닌 넥슨코리아의 최고경영자 출신의 박지원 대표를 CEO에 앉히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하이브는 일찌감치 새로운 사업구조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이제 서서히 그 성과가 나오고 있는 중이죠. 실제로 하이브는 2021년 가요기획사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그 이상을 넘보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건 공연과 음반·음원 판매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상품(MD) 및 라이선싱, 콘텐츠사업, 영상출판물 등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사업의 매출 성장도 눈에 띄게 증가한게 사실입니다. 작년 4분기 기준, 이 분야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7%나 늘어나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까지 늘었고, 온라인 콘서트나 다른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습니다.
게다가 하이브는 웹툰에도 이미 진출을 했으며, 게임 산업에도 진출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하이브에 따르면 게임사업 진출은 3년 전부터 준비해온 미래전략으로, 수퍼브의 인수와 자체적인 게임사업 조직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즉, 이제 실제 게임만 나오면 되는 상태라는 거죠. 이밖에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2.0이나 하이브 에듀를 통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한국어 교재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는 중이죠.
이런 엔터사의 사업구조 개편의 화룡점정은 역시 NFT입니다. NFT에 대한 엔터계의 애정은 이미 저희 컨트롤 매거진에서도 짚어드린 적이 있는데요.(관련기사: ‘이제는 선택 아닌 필수‘ NFT로 몰리는 엔터업계) 올해는 정말 NFT가 엔터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듯합니다. 이미 FNC는 SF9과 피원하모니의 NFT상품을 선보여 완판을 시킨바 있고, 하이브는 두나무, SM은 바이낸스와 더 샌드박스, YG는 바이낸스와 손잡고 NFT사업에 속도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중 눈에 띄는 회사는 SM이에요. 이미 SMCU(SM Culture Universe)라는 세계관과 P2C(Play2Create)라는 유저 참여형 수익모델까지 구상한 SM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물론이고, 메타버스 플랫폼인 더 샌드박스와 파트너십 체결을 연달아 발표하며 회사를 통채로 메타버스에 집어 넣을 듯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K팝 업계는 전통적인 수익모델을 탈피해 사업구조의 다각화에 열을 쏟고 있습니다. 때마침 NFT와 같은 신기술의 등장이 영향을 준 부분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K팝의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진 지금, 더 이상의 파이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아무리 인기가 많은 아이돌도 결국 그 인기가 영원할 수 는 없는 노릇이기에 음반과 굿즈 판매라는 전통적인 수익모델은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또 컨텐츠 산업이 발전할수록 IP(지적재산권)와 플랫폼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