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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trl Magazine Mar 25. 2022

메탈밴드 Ghost를 아시나요?


이번주 빌보드 차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스웨덴의 메탈밴드 Ghost입니다. Ghost의 신보 'Impera'는 지난 주말 약 6만2500장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돼 3월 26일자 빌보드 톱 세일 차트에서 1위로 데뷔했습니다. 이는 2022년 발매된 모든 앨범중 가장 높은 판매량이며, 또 해당차트에서 록밴드가 1위에 오른 것도 Ghost가 최초라고 하네요. 뿐만아니라 'Impera'는 빌보드200에도 2위로 진입했으며, 톱 록 앨범, 톱 하드록 앨범, 인디펜던트 앨범, 바이닐 앨범, 톱 커런트 앨범 세일 차트 등에서도 1위에 올랐어요. 평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타크리틱 기준 'Impera'는 84점의 메타스코어와 9.1점의 유저 스코어를 기록중입니다.


사실 Ghost는 이번 'Impera' 이전부터 큰 인기를 얻은 밴드입니다. 이들은 2016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메탈 퍼포먼스를 수상했고, 전작 'Prequelle'는 빌보드200 3위에 오르기도 했죠. 그럼 여기서 궁금한건 '왜?'입니다. 아시다시피 2000년대 이후 록밴드가, (그것도 메탈 밴드가!)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니까요. 


일단 많은 이들이 꼽는 이유는 첫째는 음악, 둘째는 캐릭터, 셋째는 스토리입니다. 실제로 Ghost의 음악은 메탈밴드 치고는 꽤 독특합니다. 묵직하게 달려나가기보다 팝적인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결합하여 듣기 편한 메탈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죠. 그래서 Ghost의 음악을 들은 사람들은 머틀리 크루(Mötley Crue)나 아이언메이든(Iron Maiden), 키스(Kiss), 앨리스 쿠퍼(Alice Cooper), 심지어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까지 언급하며 비교하기도 합니다. 즉, 오랜 록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새로운 팬들에게는 너무 어렵거나 극단적이지 않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죠. 


이런 음악은 Ghost의 독특한 캐릭터와 결합하여 더욱 극대화 됩니다. 접근성이 수월한 음악치고, Ghost의 캐릭터는 상당히 기괴한 편인데요. 밴드의 프론트맨이자 보컬인 토비아스 포지(Tobias Forge)는 'Papa Emeritus'라는 악마주의 종교의 교황이라는 캐릭터로 분하여 해골 분장에 화려한 종교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릅니다. 또 밴드의 세션은 네임리스 구울(Nameless Ghoul)이라고 부르며 모두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오릅니다. 음악과 더불어 한번 보면 잊기 힘든 시각적인 효과까지 더해 져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이죠. 예를 들어 키스나 슬립낫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겠네요. 무시무시한 비주얼과 달리 라이브는 은근히 유머러스하고 흥겹습니다. Ghost의 또 한 명의 핵심 멤버인 니힐 교황(Papa Nihil)이 엄숙하고 기괴한 분위기가운데 흥겹게 연주하는 섹소폰은 Ghost 라이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죠. 


마지막으론 스토리입니다. Ghost의 보컬은 지금이 4대째인데요. 에메리투스 교황 1세(Papa Emeritus I)부터 에메리투스 교황 4세(Papa Emeritus IV)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상은 모두 밴드의 프론트맨인 토비아스 포지가 혼자 연기를 하는 겁니다. 모두 동일인임에도 불구하고 에메리투스 2세는 교회와 정부를 전복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고, 에메리투스 3세는 목이 잘려 사망했습니다. 또 4대 보컬인 에메리투스 4세는 코피아 추기경(Cardinal Copia)이 그 빈자리를 이었다는 설정이죠. 그리고 이들의 배후에는 그들의 아버지인 니힐 교황(Papa Nihil)이라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니힐을 포함)이들의 본체는 모두 토비아스 포지 동일인입니다. 음악계에서 정체를 숨기고 다른 캐릭터나 자아를 앞세워 스토리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미 정체가 다 까발려졌는데도(그것도 임금 체불로 인한 소송때문에...) 꿋꿋하게 콘셉트와 스토리를 이어가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히려 이런 현실의 스토리가 더해져서 더욱 재밌있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팝적인 요소 등으로 인해 Ghost는 골수 메탈팬에게는 '진짜 메탈이 아니다'라고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Ghost는 '악마적인 메탈'로 세계와 차트를 점령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금 시대가 록, 메탈 음악에 바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라는 뜻이겠죠.


https://youtu.be/DD2m_iqD7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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