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서 자랑할만한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손톱을 뜯는 습관을 고친 것이라 말할 것이다.
나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손톱을 뜯었다.
손톱 뜯는 것을 말리기 위해 우리 부모님은 안 해본 방법이 없으셨다.
반창고로 손톱을 말아놓기, 손톱에 맛이 쓴 약(?) 같은 것을 발라놓기, 손톱을 안 뜯으면 원하는 것을 사주겠다고 회유하기 등등
그러다 중학생 정도가 되니 내 손톱에 대해 포기하셨다.
이랬던 내가 작년 말에 손톱을 뜯는 습관을 고쳤다.
정말 쉽지 않았다.
나도 손톱을 뜯는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조금 커서 보니 이 나이까지 손톱이 이 모양이라는 게 부끄럽기도 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손톱을 만지면서 무언가에 집중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처럼 진짜 안 고쳐졌다.
불안하거나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는 손톱을 뜯고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인생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손톱을 뜯는 건 적어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 쾌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진짜 바보 같지만 그때는 그게 나에게 마음에 안정을 주었다.
그러다 작년에 수능을 보기 100일 전 학원 선생님께서 하신 '100일의 전사'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100일 동안 고치고 싶은 생활방식(sns 그만하기, 유튜브 그만 보기, 하루 몇 시간 공부 등)을 인증하는 사진을
선생님께 카톡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나는 이 기회에 손톱 뜯는 습관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삼반수를 하는 중이었고 수능에 남은 미련을 탈탈 털어버리기 위한 마지막 도전이었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시험에 영향을 끼치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싶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완벽한 상태로 수능을 보고 싶다는 집념과 선생님께 사진을 찍어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뭉쳐서
내가 손톱 뜯는 것을 막아주는 정신력이 형성되었다.
이렇게 고쳐진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태어나 처음으로 네일아트도 받아봤다. (물론 내가 알바해서 번 돈으로^^)
내가 이룬 크고 작은 성취들 중에서 나는 손톱을 뜯는 습관을 고친 성취가 가장 마음에 든다.
사소해 보이지만 난 이 습관을 고치기 위해 10번도 넘게 좌절했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에 스스로에게 말해줘야지 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깨뜨린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