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있다가 한국에 가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먼저 놀라고, 친절한 서비스에 다시 한 번 만족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서비스의 질도 더 좋은 것 같은데, 왜 한국 서비스는 프랑스보다 훨씬 쌀까.
이전 글에서 살펴봤듯 프랑스는 인건비와 고용비가 높고 서비스 지출 비중이 큰 사회다. 단순 비교로 보면 프랑스 서비스 가격이 더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국 서비스는 단순히 비용이 낮아서 저렴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1. 식사는 한 번에 vs 나누어 소비한다
식당을 예로 들어보자.
프랑스에서는 식사를 하나의 시간으로 소비한다. 전채, 메인, 디저트, 커피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지고, 그 사이에 대화와 여유가 포함된다. 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장소라기보다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 가깝다.
반면 한국에서는 식사를 한 끼의 기능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에서 비교적 빠르게 식사를 마친 뒤 카페로 이동해 커피나 디저트를 먹는다. 즉 한 곳이 아닌 여러 장소로 나뉜 소비가 이루어진다. 식당 비용과 카페 비용을 합치면 생각보다 지출이 프랑스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2. 외식은 일상인가 특별한가
외식 빈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은 외식과 배달이 일상적인 소비에 가깝지만, 프랑스는 상대적으로 식재료 가격이 저렴해 집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높다. 그 결과 식사에 쓰는 총비용 자체는 양국 간 차이가 체감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프랑스에서 식당은 데이트나 가족 모임, 업무 식사처럼 다소 특별한 활동에 가깝고, 한국에서는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일상적인 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한국은 과일·유제품·육류 등 식재료 가격이 높아 집밥의 비용 이점이 크지 않은 편이다.
결국 한국의 서비스는 단순히 싸다기보다 소비 방식이 다르게 보일 뿐일 수 있다. 프랑스가 한 장소에서 시간을 길게 소비한다면, 한국은 여러 장소에서 짧게 나누어 소비한다. 가격의 차이는 단순한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차이에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