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들은 한국보다 덜 일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어느 정도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OECD 자료를 보면 두 나라의 노동시간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2023년 기준 연간 노동시간은 프랑스가 1,500시간, 한국은 1,872시간이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한국이 약 25% 정도 더 오래 일하는 셈이다.
또한, 노동시간뿐 아니라 시간당 생산성에서도 두 나라의 차이가 나타난다. 같은 해 기준 OECD 노동생산성 통계를 보면 시간당 GDP는 프랑스가 66달러, 한국은 44달러 수준이다. 즉 같은 한 시간을 일했을 때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가 프랑스가 약 5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계산된다.
한국은 노동시간은 프랑스보다 길지만 시간당 생산성은 더 낮다. 다시 말해 프랑스는 덜 일하지만 더 높은 가치를 생산한다. 그러나 이 결과를 단순히 “프랑스가 더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식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단순한 해석일 수 있다. 그 배경에는 노동자의 노력뿐 아니라 산업 구조와 서비스 가격 같은 다양한 요소의 차이가 존재한다.
1. 제조업 생산성은 한국도 매우 높다
한국 경제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조업을 가지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같은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보여주는 분야다. 실제로 제조업만 놓고 보면 한국의 생산성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문제는 서비스 산업 생산성이다. OECD에서도 자주 지적되는 부분인데, 한국은 제조업 생산성은 높은 반면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2. 서비스 생산성이 낮게 보이는 이유
한국 서비스 산업 생산성이 낮게 나타나는 이유로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서비스 가격 수준이다.
이전 글에서 말한 것 처럼, 한국에서는 식당, 미용실, 배달, 수리 같은 생활 서비스의 가격이 비교적 낮다.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 통계상 생산성도 낮게 계산된다. 서비스 가격이 높으면 같은 노동 시간에서도 더 높은 경제적 가치가 계산된다. 이런 차이는 결국 노동 생산성 통계에도 직접 반영된다.
두 번째는 자영업 비율이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23% 정도로 나타난다. 반면 프랑스는 11% 수준이다. 경쟁이 많은 환경에서는 가격이 낮아지기 쉽고, 이것 역시 서비스 생산성을 낮게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세 번째는 경제 구조의 차이다.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이고, 프랑스는 서비스 산업 비중이 높은 경제다. 특히 프랑스의 서비스 산업은 금융, 전문 서비스, 문화 산업 같은 고부가가치 분야가 강하다.
프랑스가 덜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근로 태도의 차이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서비스 산업의 가격 구조와 산업 구성의 차이 때문에 같은 시간 동안 만들어지는 경제적 가치가 다르게 계산되는 측면이 있다. 즉 한국은 더 오래 일하지만, 특히 서비스 노동이 낮은 가격으로 평가되면서 생산성이 낮게 나타나는 구조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