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출장으로 이동할 일도 있어 에어프랑스를 종종 이용해 왔다. 그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평범할 수 있는 기내 안전 영상조차 매우 ‘프랑스답게’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에어프랑스는 단순히 항공사가 아니라, 프랑스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브랜드가 아닐까. 이름 그대로, 에어프랑스는 얼마나 ‘프랑스다움’을 활용하고 있을까.
1. 항공사는 이동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산업
여행에서 항공사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많은 여행자에게 항공사는 그 나라를 처음 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적 항공사들은 자국의 이미지를 브랜드 전략으로 활용한다. 영국의 British Airways는 전통과 품격을, 독일의 Lufthansa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싱가포르의 Singapore Airlines는 서비스와 환대를 강조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에어프랑스는 보다 명확한 방향을 선택했다. 바로 프랑스의 ‘art de vivre(삶의 방식)’다. 비행을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프랑스식 여행의 예술로 재해석한 것이다. 에어프랑스는 스스로를 단순한 운송 회사가 아니라 프랑스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브랜드로 정의한다.
2. 프랑스라는 강력한 국가 브랜드
이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프랑스가 가진 국가 이미지에 있다. 프랑스는 오랜 시간 동안 패션, 미식, 예술, 로맨스, 파리 등의 상징을 축적해 왔다. 이 이미지들은 명품 산업, 미식 문화, 관광 산업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온 결과다.
에어프랑스는 이 자산을 그대로 브랜드 경험에 녹여낸다. 기내 서비스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접점에서 프랑스 문화가 드러난다. 프랑스 셰프가 구성한 기내식, 프랑스 샴페인, 프랑스 디자이너가 참여한 유니폼과 라운지 디자인. 이렇게 비행 경험 자체를 하나의 작은 프랑스 문화 체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3. 예술과 연결된 항공사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전략이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어프랑스는 이미 1930년대부터 예술과 디자인을 브랜드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활용해 왔다.
초기 항공 여행 시대에는 여행 자체가 하나의 낭만적 경험으로 여겨졌고, 에어프랑스는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당대의 예술가 및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협업했다. 이 시기의 에어프랑스 포스터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 여행의 이미지를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즉, 이 항공사는 오래전부터 비행을 문화와 연결된 경험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항공사가 단순히 이동만 제공한다면, 고객은 결국 가장 저렴한 항공사를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에어프랑스는 이동이 아니라 경험을 판매한다.
기내식은 프랑스 요리가 되고, 서비스는 프랑스식 환대가 되며, 디자인은 프랑스의 미학을 반영한다. 그 결과 에어프랑스를 타는 경험은 단순히 파리로 가는 이동이 아니라 “프랑스로 들어가는 첫 번째 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