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을 살면 정말 '신'이 되나요?

완벽한 루틴에 배탈 나지 않는 법

by 윤서







한때 [미라클 모닝], [갓생]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명상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일상은 성공한 사람들의 필수 루틴처럼 알려졌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완벽한 부지런함은 곧 하나의 유행처럼 돌았다.



누군가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퇴근 후의 시간을 쪼개 휴식을 생산적인 결과물로 치환하는 갓생을 보여줬다. 그들의 역동적인 루틴과 부지런함은 화면 너머의 사람들을 금세 매료시켰다.



나 역시 그 치열함을 선망해 갓생 루틴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 대신 새로운 일상이 펼쳐지는 게 설레었지만 타인의 방식은 좀처럼 나에게 스며들지 못했다.








새벽 기상은 생체 리듬을 무너뜨렸고, 정돈된 침구나 명상은 영혼 없는 반복이 될 뿐이었다. 선망했던 치열함이 나에게는 유효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이 과정에서 세상이 권하는 [갓생]이 때로는 삶의 본질을 흐리는 소음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분 단위로 쪼개진 일정을 소화하고, 정해진 루틴을 매일 지키며 사는 게 꼭 정답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그 치열한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고 해서 스스로의 일상을 무질서나 나태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








[갓생]의 본질은 완벽한 루틴을 얼마나 이행했느냐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주체적인 선택이다.



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쏟아붓는 노력은 방향을 잃고 속도만 높아지기 쉽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잃기 쉽다.



그래서 알려진 루틴들을 따라 하며 천천히 나에게 맞게 조정해 나갔다. 새벽 기상이 하루를 갉아먹는 피로라면, 기꺼이 8시간의 숙면을 선택했다.



찬물 샤워라는 고역 대신 따뜻한 물로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겠지만, 이 루틴은 나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1년 동안 이 과정을 이어가며 [성장]은 주체적인 이해에서 온다는 걸 깨달았다.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를 얻고, 무엇에 잠식되는지 아는 것. 나를 깊이 이해하고, 예우할 때 삶은 보다 다정하게 변한다는 걸 알았다.








성장은 촘촘하게 짜인 완벽함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에 따라 방향을 드러낸다.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은 그만큼의 언어로 화답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니 타인의 속도에 맞춰 열심히 달리지 말자. 무리하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자. 진정한 성장은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걸을 수 있는 보폭과 한계를 발견하는 순간 찾아온다.



그럼 완벽한 루틴으로 중무장한 '신'은 아닐지라도, 나라는 세계를 온전히 다스리는 '나다운' 신이 될 수 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은 아닐지라도, 나로 사는 일이라면 꽤 해볼 만한 가치 있는 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