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의 화살이 날아들 때마다, 그는 손을 바쁘게 움직인다.
책상 위엔 단란한 가족사진들이 하나둘 늘어가고,
모니터 속 화면은 따스한 웃음으로 가득 찬다.
햇살 아래 초승달 같은 눈웃음을 짓는 아이들,
푸른 하늘 아래서 손을 맞잡고 있는 가족의 모습—
그는 그 장면들을 전시하며, 마치 결계를 치듯
비난의 눈길에서 자신을 보호하려 애쓴다.
그러나 비난이 더욱 거세지자,
그는 더 이상 방어에만 머물지 않는다.
화면 속엔 그와 꼭 닮은 딸의 얼굴이 점점 더 크게 자리 잡는다.
그는 딸의 얼굴에 더더욱 집착하며,
그 얼굴을 부적 삼아 비난의 화살을 튕겨내려 한다.
하지만 그 화살은 멀리 사라지지 않고,
결계의 가장자리에 스치듯 머문다.
그러다 오히려 부메랑처럼 돌아와
그의 심장을 겨눈다.
결계가 금이 가고,
그가 쏘아 올린 저주가 되돌아오며,
그의 숨결을 죄어온다.
결계는 점점 더 희미해지고,
그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딸의 얼굴은 화면을 가득 채우고,
그 눈빛은 마치 그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
그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 미소에 기대어 숨었던 자신이,
이제는 그 미소에 눌려,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결계는 부서지고,
저주처럼 어둠이 그를 감싸며,
그는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한다.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어진다.
그는 딸의 눈빛 속에 자신을 가두며,
마지막으로 남은 부적에 기대어 몸을 숨긴다.
그러나 그 결계는 완전히 깨지고,
딸의 얼굴은 더욱 커져만 가며,
그 속에서 자신이 서서히 사라져 간다.
이제, 어떤 부적이 그를 지켜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