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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소민 Sep 11. 2024

희극의 종이새

모두의 손끝이

그림자를 밀어냈다.

남은 자리엔

묵직한 공기만이 내려앉는다.


우리가 바란 건

이 조용한 빈자리였을까.

잠시 반짝인 희극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비극은 다시금 뿌리를 내렸다.


종이새는

하늘을 꿈꾸기 전에

바람 속에서 조용히 찢겼다.

발밑엔

구겨진 환상들의 흔적만이 남았다.


어둠 뒤에서

손들이 서로를 밀어내며

떠밀린 자는

조용히 종이새를 던지고 사라진다.

그 새는

날아오르는 듯하나

바람 속에서 흔적 없이 흩어진다.


웃음은

잠시 공간을 메우는 듯하다가,

결국 어둠이 그 자리를 채운다.

침묵은 세상을 덮고,

이 이야기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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