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손끝이
그림자를 밀어냈다.
남은 자리엔
묵직한 공기만이 내려앉는다.
우리가 바란 건
이 조용한 빈자리였을까.
잠시 반짝인 희극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비극은 다시금 뿌리를 내렸다.
종이새는
하늘을 꿈꾸기 전에
바람 속에서 조용히 찢겼다.
발밑엔
구겨진 환상들의 흔적만이 남았다.
어둠 뒤에서
손들이 서로를 밀어내며
떠밀린 자는
조용히 종이새를 던지고 사라진다.
그 새는
날아오르는 듯하나
바람 속에서 흔적 없이 흩어진다.
웃음은
잠시 공간을 메우는 듯하다가,
결국 어둠이 그 자리를 채운다.
침묵은 세상을 덮고,
이 이야기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