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의 허상>이 11월 11일부터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의 신간 평대에 진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근처에 볼일이 있을 때마다 교보문고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는 아마도 제 인생에서 다시는 오지 않을 특별한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 감동을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새기고 싶었습니다.
평대 위에 가지런히 놓인 책들 사이에서, 제 책이 마치 추락하는 블랙홀처럼 독특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를 바랐습니다. 그저 막연히 그려왔던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 묘한 신기함과 함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격이 밀려들었습니다.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에서는 어느 지점에 몇 권이 진열되어 있는지,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가에 진열된 책의 숫자가 줄어들고, 때로는 다시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제 책이 독자들의 손길을 거쳐 마음속에 새겨지는 순간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그 선택의 순간에 어떤 생각과 감정이 오갔을지, 고마움과 함께 궁금증이 교차했습니다.
삶의 흔적이 제 책을 통해 눈앞에서 확인되는 경험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순간 하나하나가 제게 큰 위안이 되었고, 앞으로의 여정을 더욱 힘차게 걸어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