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시간

이기심

by 도담

너를 가지기 전부터,

아직 생기지도 않은 네가 딸일지 아들일지

그게 그렇게 궁금했다.


시험관 시술을 하고,

“축하드려요”라는 난임병원의 말을 들었을 때도

기특하게 자리 잡아준 네가 고마웠지만,

사실 벅차고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혹시 잘못될까 봐,

뱃속의 네가 제대로 자리 잡기 전까지는

기뻐하는 마음을 꼭 붙잡고

일상처럼 담담히 지내려 애썼다.


노산과 시험관이라는 이유로

염색체 검사를 해야 했고,

그 결과 네가 아들이라는 걸 알았다.


순간 아빠도, 나도 조금 놀랐다.

딸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나도 마음 한쪽에서는

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가야, 섭섭해하지 말아라.

사실 나는 네가 여자로 태어나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받고

살길 바랐던 거야.


그래서 너의 얼굴을 상상하며

아들, 딸 두 가지로 합성해보기도 했어.

화면 속 서로 다른 두 얼굴을 보며,

아들이든 딸이든 좋으니

그저 건강하게만 와주기를 바랐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그 얼굴들만으로도 나는 위로를 받았고,

너를 만날 날이 더 간절해졌지.


그리고 또,

내가 네 곁에 없을 때를 생각하면

너를 지켜줄 든든한 남자가

네 옆에 있었으면 했어.

그런 마음이 엄마의 이기심이겠지


하지만 이제는 바람이 바뀌었다.

엄마의 작은 소원은,

훗날 네 옆에 사랑스러운 사람이 함께하며

너를 보듬어주고,

네가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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