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
너를 가지기 전부터,
아직 생기지도 않은 네가 딸일지 아들일지
그게 그렇게 궁금했다.
시험관 시술을 하고,
“축하드려요”라는 난임병원의 말을 들었을 때도
기특하게 자리 잡아준 네가 고마웠지만,
사실 벅차고 두려운 마음이 더 컸다.
혹시 잘못될까 봐,
뱃속의 네가 제대로 자리 잡기 전까지는
기뻐하는 마음을 꼭 붙잡고
일상처럼 담담히 지내려 애썼다.
노산과 시험관이라는 이유로
염색체 검사를 해야 했고,
그 결과 네가 아들이라는 걸 알았다.
순간 아빠도, 나도 조금 놀랐다.
딸일 거라고 생각했거든.
나도 마음 한쪽에서는
딸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아가야, 섭섭해하지 말아라.
사실 나는 네가 여자로 태어나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받고
살길 바랐던 거야.
그래서 너의 얼굴을 상상하며
아들, 딸 두 가지로 합성해보기도 했어.
화면 속 서로 다른 두 얼굴을 보며,
아들이든 딸이든 좋으니
그저 건강하게만 와주기를 바랐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그 얼굴들만으로도 나는 위로를 받았고,
너를 만날 날이 더 간절해졌지.
그리고 또,
내가 네 곁에 없을 때를 생각하면
너를 지켜줄 든든한 남자가
네 옆에 있었으면 했어.
그런 마음이 엄마의 이기심이겠지
하지만 이제는 바람이 바뀌었다.
엄마의 작은 소원은,
훗날 네 옆에 사랑스러운 사람이 함께하며
너를 보듬어주고,
네가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