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중반의 엄마
삼십 대 초반쯤, 너의 삼촌이 말했다.
“누나, 내일 당장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그 애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누나는 마흔이야.”
그때 나는 씩씩거리며 대답했다.
“아오, 시끄러워. 너무 늙었잖아.”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였다.
산부인과를 다닐 땐 요즘은 다 늦게 결혼하고 임신한 다지만,
그래도 나는 병원에서 늘 ‘언니 쪽’에 속했다.
의사 선생님이 웃으며 “걱정 마세요, 그래도 언니 시긴 하죠”
라고 말할 때마다 웃기면서도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조리원에서는 제일 나이 많은 ‘왕엄마’.
다른 걸로 1등 하면 좋으련만, 나이로 1등 할 줄이야.
네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면
나는 마흔 중반이 된다.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네 눈에 창피하거나
너무 늙어 보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네가 풋풋한 대학생일 때
나는 곧 환갑을 맞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에게 미안하고,
지나간 날들이 아쉽다.
가끔은 생각한다.
네 아빠를 좀 더 일찍 만나서
결혼하고 바로 너를 만날 준비를 했더라면
우리의 시간은 더 길었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네가 아니었을까?
그건 더 슬프다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우리가 늦게 만난 만큼,
우리 천천히 오래오래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