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시간

마흔 중반의 엄마

by 도담

삼십 대 초반쯤, 너의 삼촌이 말했다.

“누나, 내일 당장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그 애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 누나는 마흔이야.”


그때 나는 씩씩거리며 대답했다.

“아오, 시끄러워. 너무 늙었잖아.”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였다.


산부인과를 다닐 땐 요즘은 다 늦게 결혼하고 임신한 다지만,

그래도 나는 병원에서 늘 ‘언니 쪽’에 속했다.

의사 선생님이 웃으며 “걱정 마세요, 그래도 언니 시긴 하죠”

라고 말할 때마다 웃기면서도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조리원에서는 제일 나이 많은 ‘왕엄마’.

다른 걸로 1등 하면 좋으련만, 나이로 1등 할 줄이야.


네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면

나는 마흔 중반이 된다.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네 눈에 창피하거나

너무 늙어 보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네가 풋풋한 대학생일 때

나는 곧 환갑을 맞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에게 미안하고,

지나간 날들이 아쉽다.


가끔은 생각한다.

네 아빠를 좀 더 일찍 만나서

결혼하고 바로 너를 만날 준비를 했더라면

우리의 시간은 더 길었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네가 아니었을까?

그건 더 슬프다


사랑하는 나의 아가야.

우리가 늦게 만난 만큼,

우리 천천히 오래오래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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