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성장

우리의 첫 수족관 여행

by 도담

그렇게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너에게 수족관을 보여주러 가기로 마음먹었다.


9월 중순, 밤공기는 어느새 선선했지만 낮은 여전히 여름 같았다.

금주에는 갑자기 들어온 일로 바빴고,

낮에 나만 따라다니는 너의 시선을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한 일 때문에 미안한 한 주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은 너에게 온전히 시간을 쏟고 싶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집을 정리하고

너의 짐을 배낭에 차곡차곡 챙겼다.

하늘은 높았지만 한낮은 더워 잠시 망설였지만

버스를 알아보고 곧바로 출발했다.


정류장에서 단골 카페 커피를 사 들고

동네 동생과 잠깐 인사를 나눈 뒤,

아기띠를 하고 대중교통에 올랐다.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머물렀고

사람들은 “아기가 참 예쁘다”라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다음 버스는 30분 뒤 도착 예정.

너의 밥시간도 가까워져 마음이 조급해졌다.

결국 택시를 타고 아쿠아리움이 있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수유실에서 우유 170ml를 후딱 먹이고

낮잠에 든 너를 블랭킷으로 꼼꼼히 감싸며 마음을 졸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아이들의 큰 소리에 넌 깼다.


드디어 수족관.

평소 길치였던 내가 너와 함께하니

신기하게도 길을 척척 찾아갔다.


붉은 물고기 떼를 보며 “와와” 하고 소리 내는 너를 보는데

가슴이 벅차올랐다.

둘이서 인생 네 컷도 찍고, 카페에서 까까를 나눠 먹으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가 참 달콤했다.


퇴근길에 아빠를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이 어긋날 뻔했다가

극적으로 맞춘 타이밍.

아빠를 보자 반가움에 활짝 웃는 너를 보며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 하루 나는 화장실도 한 번 못 갔다는 것을.


그래도 아가야,

오늘 우리 참 즐거웠지?

엄마는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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