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는 중
공복 아침, 몸무게가 57kg이면
기분 좋게 인증숏부터 찍는다.
59kg이 찍히면
“또?”라는 탄식이 나오지만
네가 일어나는 순간 금세 잊는다.
허리 25인치, 52kg 시절에 맞춘
드레스룸 속 옷들.
이제 허리 27.5인치가 되어 단벌 신사가 되었다.
맞춤처럼 예쁘던 원피스들은
차마 꺼내 입을 수도 없다.
그래도 몇 달 전 아예 들어가지도 않던
바지가 이제는 잠기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다만 한쪽 구석,
아끼느라 텍도 떼지 못한 원피스들을 떠올리면
조금 아쉽다.
거울 속 얼굴에는
평생 보지 못했던 거뭇한 기미와 잡티가 자리했다.
어딜 가든 피부 이야기를 듣던 나인데
두 주 전 한 번의 기미 레이저로는
도무지 감당되지 않는 듯해 슬프다.
아직 선명한 수술 자국은
이젠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다.
그건 우리 아기가 태어난 문이니까.
임신선은 어느새 많이 흐릿해졌다.
가슴도, 몸도 조금씩 달라졌다.
참 신기하다.
밤마다 거울 앞에 서서
하루의 몸을 사진으로 남긴다.
조금씩 달라지는 선을 보며 안도감이 든다.
곧 네 첫 돌.
정말 시간이 빠르다.
엊그제 너를 만나
눈물과 콧물을 쏟은 것 같은데
이제 나는 돌을 준비하는 엄마,
곧 돌이 끝난 엄마가 되겠구나.
네 첫 돌이 오기 전에
예전의 나로 조금은 돌아가야 할 텐데,
솔직히 걱정된다.
엄마, 돌아갈 수 있을까?
예쁘고 현명한 엄마이자
아내가 되기를 꿈꾸었고,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 믿었었다.
하지만 아가야,
너를 만나 이렇게 변했지만
너를 만나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조금 덜 어색할 수 있도록
엄마는 천천히,
예전의 나에게 다시 걸어가 볼게.
응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