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안녕
언제부터였을까.
매일같이 찾던 찌찌를
너는 점점 덜 찾기 시작했어.
새벽마다 울며 나를 찾고,
자연스럽게 모유를 찾던 너는
어느 순간부터 그걸로는 달래지지 않았고
분유를 먹고 잠드는 일이 늘어났어.
낮 동안 수시로 먹던 찌찌도
이젠 물을 마시지 않으려 할 때
내가 물려주면 한두 번 빨다가
쓰윽 나를 쳐다보고 웃어버리는 너.
그때부터 였던 것 같아.
물려주면 좋아하지만
한두 번 쪽쪽—
다른 손으로는 꼭지를 만지작거리던 너를 보며
‘아… 이제 서서히 안녕이구나’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
그래도 저녁잠 수유만큼은
반드시 엄마의 쭈쭈여야 했던 너라
조금은 섭섭해도 괜찮았던 것 같아.
그렇게 10개월이 훌쩍 흘러
이제 너는 11개월이 되었어.
아직도 늘 나를 찾아오지만
감각적으로 느껴져.
이 시간들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그리고 이 시간은
평생 다시 돌아오지 않을
너와 엄마만의 시간이란 걸.
생각했던 것처럼 시원한 마음은 없더라.
오히려 섭섭한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 같아, 아가야.
그래도 엄마는
11개월 동안 너와 함께한
하루에 길면 20분 남짓한 그 시간들이
너무너무 소중했어.
처음엔 오롯이 모유로만 키워야 한다고 믿었고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마음고생도 했지만
가슴 벅찬 행복이었고
정말 귀한 시간이었어.
이제 얼마나 남았을까,
이 서서히 다가오는 안녕까지도
엄마는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