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너에게로
매일 24시간을 나와 함께하는 너.
어느새 그 시간도 11개월에 들어섰다.
나는 돌준비맘이었던 시절에서
곧 ‘돌 끝맘’이 된다.
1년 전,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나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로
눈을 깜빡이며 나를 찾는 듯하던 너를
눈물 콧물을 쏟으며 처음 만난 지
벌써 300일이 훌쩍 넘었다니.
첫눈이 흩날리던 겨울 새벽,
너를 만날 준비를 하던 그날.
20시간의 진통 끝에 너를 품었고,
그 후 우리는 함께
봄·여름·가을을 지나고 있다.
시간이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왜일까.
행복해서 미칠 것 같다가도
문득 두려움이 가슴 깊이 차오를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넌 훌쩍 자라고,
나는 훌쩍 늙어 있을 것만 같다.
나이가 든다는 게…
아니, 시간이 이렇게 달려간다는 게
이토록 두려운 줄 몰랐다.
내 모든 걸 바쳐도 아깝지 않은 너.
내 목숨보다 귀한 너.
나만 바라보며 웃어주는 내 아가야.
너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이번 생 50년을 너와 함께 행복하게 보내고
그다음 생에서도 다시
너의 엄마로 살 수만 있다면.
그런 보장만 있다면,
이 두려움은 사라질 텐데.
알 수 없는 미래가,
남이 들으면 허무맹랑하고 웃길지 모를 생각들이
나에겐 너무 깊고 진지하다.
너를 다시 한번,
너의 엄마로 만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터무니없는 상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엄마를
네가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
사실 엄마도 가끔은
이런 나 자신이 버거우니까..
그래도, 아가야.
혹시 가능하다면—
엄마의 아가로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와줄 수 있을까?
그럼 그때는 작은 발로 네가 오래 걸려
오지 않게 엄마가 뛰어서 아빠랑 빨리 갈게
사랑한다,
내 소중한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