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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커서 뭐가 된거야
냉장고를 부탁해
내 마음의 냉장고
by
박희종
Feb 8. 2020
냉장고 정리를 한다. 아주 오랜만에
장바구니 가득 채운 것들이 담을 곳이 없어
하나를 꺼내면 하나가 보인다
시야가 넓어지면 기억이 떠오른다
세일한다고 5개나 사놓았던 냉면 육수
야식을 시켜먹고 남았던 보쌈김치
해외여행 길에 캐리어를 채워왔던
온갖 소스, 초콜릿, 잼과 말린 과일
어머니가 싸주신 김치와 밑반찬에
선물 받은 젓갈과 소시지
냉동실은 더 심각한 남극 탐험
제주도에서 사 온 옥돔에
지난여름부터 자리 잡은 옥수수
홈쇼핑 출신의 냉동만두, 갈비탕, 볶음밥에
명절의 흔적인 각종 전에
출처 기억나지 않는 다양한 떡들
냉장고에 대한 신뢰가 쌓은 나만의 컬렉션
꺼내면 꺼낼수록 계속 나오는 온갖 비닐봉지들
내 마음의 냉장고
버리지 못하고 검은 봉지들
깊이깊이 넣어 놓은
수많은 상처와 미련들
보이지 않아 잊은 줄 알았던
구석에 숨겨둔 수많은 꿈과 바람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바람들로
가려보려 하지만
채워둘 공간이 없네
담아볼 여유가 없네
냉장고를 부탁해
숨겨진 재료도 근사한 요리가 되길
냉장고를 부탁해
지나버린 것들은 과감히 버려주길
내 마음을 부탁해
잊은 척 꿈들도 과감한 도전이 되길
내 마음을 부탁해
지나버린 상처는 과감히 쿨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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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꿈을 버리지 못한 어설픈 어른. 그래서 꿈을 잊은 어른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싶어하는 철없는 성인 교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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