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직장인의 시조

by 박희종


아침저녁 선선해서

긴 옷들을 찾아입네

한낮에는 덮다지만

아아보단 뜨아라네


여름휴가 지나가고

추석 연휴 지나가니

올 한 해도 다 갔구나

허망한 건 나뿐인가


벼도 익어 고개숙여

밤도 익어 알암 불어

단풍잎도 붉어지니

나는 언제 익어지나


하루하루 후회뿐에

돌아보면 한숨이고

꿈을 꾸며 살라지만

하루 앞도 막막하네


하루 한주 안 가는데

계절은 왜 빠른 건지

월급날은 안 오는데

일년은 또 언제 갔나


몇살인 게 중요한가

잊고 산지 오래니라

뭘 했는지 중요한가

버텨온 게 기적이지


흘러가는 구름처럼

쓸려가는 인생이여

높은 하늘 좋은 경치

즐겨보면 그 어떠리


속절없이 가는 인생

빠르다고 원망해도

쌓여가는 추억만큼

꽉꽉 채운 갤러리네


직장인은 갈대여라

바람 불어 흔들려도

뽑힐 생각 전혀 없네

꺾이지도 않으려네


바람 따라 흐름 따라

올 한 해도 잘 보내고

내년에는 바라는 것

이루면서 살아보세


직장인은 갈대여라

모진 바람 무서워도

결국 내가 오래가네

걱정 말고 버텨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