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거짓말이고 그냥 처음 쓴 팬픽 이야기
초등학생이 되기 조금 전, 나는 어린이 공룡 백과 따위를 한 글자씩 그대로 옮겨 적고는 했다. 어린 나이에 무슨 까닭으로 필사를 했는지 도통 모를 일이다. 비슷한 즈음에 일본 팔콤사의 RPG 게임, 「드래곤 슬레이어: 영웅전설」의 이야기를 새로이 쓴 일종의 팬픽을 쓰기도 했다.
당시 나는 이름 옆에 쌍점을 붙인 극본 형식으로 이야기를 썼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대사가 함께 제시되는 게임 문법을 그대로 적용한 모양이다.
결과물은 대뜸 거대 로봇과 공룡이 등장하던 엉성한 습작이었으나 돌이켜 생각하면 책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마음에 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일을 여태껏 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