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기 임현균의 그림이야기(고흐-밀밭과 황금들녘)

그림에는 역사가 있다

by 임현균

Mar 4. 2025

<무시기 9년차 – 명품 전시회 2: 고흐 8 – 황금들판, 밀짚단과 까마귀>

無작정/始작한/그림이야期~/

“예술은 국가의 문명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 빅토르 위고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의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Chapter 1. 네덜란드 시기(1881~1885)

Chapter 2. 파리 시기(1886~1888)

Chapter 3. 아를 시기(1889~1889)

Chapter 4. 생레미 시기(1889~1890)

Chapter 5. 오베르 시기(1890)

오늘은 <구름 낀 하늘 아래의 밀짚 더미, 1889. Oct, Wheatstacks under a Cloudy Sky>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구름 낀 하늘에 짚더미가 황금빛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밀짚단 앞에는 작은 호수일까요? 약간 비탈진 경사면을 그렇게 그린 듯도 보입니다. 고흐의 말년 그림이라서 그의 그림의 여러 특징이 여러 곳에서 보입니다. 하늘의 풍경은 <밀밭 위의 까마귀, 1890. Jul, Wheatfield with Crows>와 비슷한 줄 알았는데, 밀밭 하늘은 검푸름이 짙어서 훨씬 더 음산합니다. 먼저 그린 밀짚더미 하늘이나 까마귀 그림은 나중에 밀밭으로 이어졌을 듯합니다.

Wheat field with Crow Van_Gogh_Museum.jpg

[화가 이야기]

1888년 아를에서 고흐는 고갱과 다툼이 있었고(12월 23일), 다음 해 1889년 5월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1년을 지내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주민들의 청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약 30명이 서명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흐의 입장에서 보면 살고 있는 집의 주인, 지역 경찰관, 집 옆 약국, 우체부와 술집 주인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충격에 빠졌었다고 하지요. 친하게 지냈던 우체부 룰랭이나 마리 지누까지 이름이 들어 있어서 더 힘들어하다가 경찰까지 나서게 되었습니다. 고흐가 병원에 스스로 입원했습니다만 사실은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의 청원했던 것이 더 큰 이유였습니다. 병원에서는 몇 번의 발작이 있었는데(네 차례 이상), 증상으로는 의식이 혼미해지고 방향 감각 상실이 생겨서 발작 후에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발작 후 제대로 말을 못 하고 문장 구사가 어려웠으며 이는 뇌전증(Epilepsy)였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발작 중에는 강렬한 환청과 환각을 경험했고, 병원에서도 소리가 들린다는 언급을 했고 편지에도 쓰여 있습니다. 발작이 오기 전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껴서 고흐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기 귀를 자른 사건도 있었고, 병원에서도 스스로 해치려는 행동이 보였으며, 물감을 삼키려고 했던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발작 후에는 극심한 무기력과 우울감이 동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