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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09.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자크 비용 / 존재 Existence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07 – 존재>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det.html?data_id=5292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이번주는 내일부터 국내 출장이 계속 이어져서 오늘까지만 무시기 올립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은 Jacques Villon(1875~1963)이라는 작가의 작품 <존재, 1920>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사람을 상방향 위에서 내려 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얼굴에 대한 관찰이 레이어로 깔려 있습니다. 처음에는 머리가 보이고, 광대뼈와 코의 형태가 점점 낮아지면서 나중에는 턱이 보입니다. 대략 11개쯤의 레이어라고 보입니다. 그 옆으로 주황색의 사각형(마름모)이 마찬가지로 레이어로 그려져 있고, 제일 밖으로 하얀색의 마름모 사각형이 또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제목은 <존재>입니다. 어떤 사연의 그림일까요?



[화가 이야기] 

잭 빌론이라고 발음하나 했더니 프랑스어는 ‘자크 비용’이군요. 알고 보면 이분은 대단한 집안의 화가였군요. 이분 본명이 Gaston Emile Duchamp입니다. 뒤샹 가문인 것이지요. 형제로 레이몽 뒤샹, 마르셀 뒤샹, 수잔 뒤샹이 있고, 모두 조각가, 화가였습니다. 파리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그림이 하고 싶었나 봅니다. 아버지는 법학을 하는 조건으로 미술 공부를 허락했으니까요. 가스통은 형제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그리고 좋아하는 프랑수아 비용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가명을 자크 비용이라고 지었다네요. 몽마르트에서 살면서 신문에 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기고하기도 했습니다. 1904~1905년 줄리안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드가, 로트렉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야수파, 입체파, 추상 인상파 등의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1911년 이후 대단한 예술가들(장 메칭거, 글라이즈, 들로네, 레제)과 교류하며 토론을 벌였고, 이들은 푸토 그룹(Puteaux group 혹은 섹션 도르 section d’Or)라고 불렸습니다. 고전 수학의 황금 섹션에서 온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이분이 그림마다 화면을 분할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네요. 나중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Legion of Honor) 훈장(1938), 카네기상(1950), 베니스 비엔날레 그랑프리(1956) 등을 수상합니다. 자크 비용은 판화가로서 입체파를 위한 그래픽 언어를 창조했다는 점이 미술사에서 큰 획으로 평가됩니다. 다른 회화를 위주로 작업한 작가들은 이루지 못한 부분입니다. 


자크 비용이라는 이름과 의미를 미리 알았더라면 저 여러 레이어며, 구획에 대하여 다른 맛으로 감상했을 듯하네요. 배경지식이 없으면 눈앞의 진주가 안 보입니다. 


<피아노 앞의 소녀 1912>



<마르셀 뒤샹의 초상 1913>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자크 비용의 그림에 대한 철학이 매우 성숙한 시기에 제작된 작품입니다. 입체파 시기와 인상주의 요소가 혼합된 작품이라고 평가됩니다. 입체파 특유의 기하학적 형태와 다면적 시점, 색채와 형태의 조화, 선과 구도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그린 입체파 인물(Personnage Cubiste, 1921)에서도 인물에 대한 다층적 묘사를 비슷하게 하고 있음이 보입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79>

Aphex Twin의 앨범 <Selected Ambient Works 85-92>에서 Xtal입니다. 이 곡은 매우 잔잔한 신디사이저 멜로디입니다. 부드럽고 몽환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tOutF8B3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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