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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15.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페르낭 레제 / 녹색 배경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08 – 녹색 배경>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index.html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아이치현 미술관에서 찍어온 사진을 아주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는 최고의 화질을 제공하는데, 아이치현 미술관에서는 어떤 경우는 아주 좋은 해상도를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어떤 경우는 매우 낮은 해상도의 그림을 제공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오늘 그림은 다행히 아주 해상도가 좋은 상태로 올려놓고 있네요. 색 보정을 위해 컬러 체크카드까지 놓고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있으니 보정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데 다운로드는 안되어서 찍어온 사진을 올립니다. 오늘의 그림은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1881 ~ 1955)의 <녹색배경>이라는 그림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옅은 회색(아이보리) 배경에 중앙에 섬의 지도 같은 녹색의 비 정형 형태가 그려져 있습니다. 군데군데 흰색을 쓴 녹색으로 그려서 튀어나와 보입니다. 그 앞으로 붉은색의 긴 막대, 타원의 일부가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검은색으로 입체감을 주기도 했고, 흰색으로 주기도 했습니다. 부채꼴의 무늬(활명수 상표!)에 검은색으로 입체감을 준 경우도 있고, 타원을 4번 직경을 다르게 그려 놓기도 했습니다. 네모난 상자처럼 그린 형태 아래 직각방향으로 그려 놓은 검은 그림자는 이 녹색의 몸체에 구멍이 뚫려 있는 듯 보입니다. 그 옆에 십자가인데 자유로운 유선형의 곡선으로 그린 것은 4발 불가사리 같은데 몸이 아주 말라 있는 불가사리입니다. 검은색의 이 형태는 해부학에서 균열(Fissure, 몸이나 지면에 갈라진 틈)을 설명하면서 보이는 형태 같기도 합니다. 녹색 몸체 왼쪽에는 잎새 같기도 하고 돌 칼 같기도 한 형태가 검정과 노랑을 섞어 그려놓았습니다. 중앙에 선을 그리고 검은색으로 입체감을 주니 석기시대에서 출토된 돌 칼 같은데, 끝은 수염이 자라 있는 듯 보여서 날카로움을 상쇄시기고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왼쪽의 돌 칼 보다 작게 회색 몸체가 보이는데, 옆에 그린 초록색 타원으로 인해서 그곳에서 태어난 혹은 그 속으로 들어가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 이야기]

페르낭 레제는 프랑스 화가이며 조각가입니다. 초현대 미술에 중요한 작가입니다. 오늘 작품에서 본 것처럼 입체(큐비즘)에서 영감을 얻었고 작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주목받았습니다. 원래 건축을 공부했고, 파리에서 입체파 화가들과 교류하며 큐비즘을 접하게 됩니다. 초기에 세잔,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1911년부터 입체파 운동에 참여하여 현대 추상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20년대 그린 맥주잔도 함께 보시지요. 


<Les Fumeurs, The_Smokers 1911-1912>


< Still Life with a Beer Mug, 1921>


[보이지 않는 이야기]

레제는 영화에도 매력을 느껴서 한동안 회화를 포기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회화에는 영화적 요소가 보이기도 합니다. 기계주의, 색채, 영화, 큐비즘 등이 그의 회화적 특성을 설명하는 키워드입니다. 독창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업 사회(기계)를 접목시킨 회화는 지금 보아도 서로 다른 세계가 혼재하고 신비롭게 느껴집니다. 오늘 본 그림 <녹색 배경의 구성>의 또 다른 제목은 <잎이 있는 구성>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계적 형태와 생명체를 결합하여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표현하려고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고 보니 왼쪽 상단의 네모들은 영화 필름 같기도 하네요. 뜬금없음이 가끔은 회화적으로 효과적인 장식이 될 수 있는 듯합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80>

Jon Hassell & Brian Eno의 앨범 <Fourth World Vol. 1: Possible Musics, 992>에서 <Charm (Over 'Burundi Cloud')>라는 21분짜리 음악입니다. 원시적 음향과 미래지향적 요소가 섞여있습니다.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외계 행성의 음악 같기도 합니다. 이런 음악을 구현해서 녹음까지 해 놓은 이분들은 정말 혁신적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존 하셀(1937~2021)은 원래 클래식 트럼펫을 공부했는데, 전자음악, 미니멀리즘, 인도 음악 등을 접하면서 이런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Brian Eno(1948~)은 살아있는 음악가입니다. 영국 윈체스터 예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고, 실험적이고 혁신적 접근으로 U2, 데이비드 보위 등과 협업했습니다. 매우 실험적이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eShHjHOM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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