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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16.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회색과 금색의 전개 / 오르피즘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09 – 회색과 금색의 전개>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index.html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추상화는 어렵습니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 추상은 작가의 이력을 모르면 전혀 알 수 없는 형상으로 다가옵니다. 작가의 이력을 알아도, 최근 작가의 의도를 모르면 또한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려놓은 점이나 원은 달, 별, 해가 될 수도 있고, 희망도 될 수 있습니다. 작가는 잔잔한 슬픔을 그렸는데, 관객은 희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작가의 언어를 알면 한정되지만, 모를 때는 무한의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 현대미술입니다. 다만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그림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아이치현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그림은 <회색과 금색의 전개>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작품입니다. 


그림 하단에 보이는 컬러체크는 원래 그림이 아니라 작품 사진을 후보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참조값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제목에서 의도하는 것처럼 화면은 회색, 금색, 검정, 흰색이 반복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좌측 1/4 지점에 사람의 형태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후 우측으로 반복적으로 겹치면서 금색과 검정, 회색이 그 중첩에 그려져 있습니다. 중앙에서 더 밝게 그려져 있고, 우측으로 가면서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작가는 체코의 화가 프란티섹 쿠프카(František KUPKA, 1871~1957)입니다. 체코 화가로 제가 알고 있는 화가는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1860~1939) 이후로 두 번째인 듯합니다. 쿠프카는 그래픽과 일러스트에도 이름이 높은데, 음악을 회화에 접목시킨 입체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오르피즘(Orphism, Orphic cubism)이라고 하는데 추상과 밝은 색을 이용한 입체파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화가 들로네(Robert Delaunay)와 그의 아내 소피아 들로네가 주도한 입체파로 큐비즘의 한 분파였으나 색과 빛의 사용에 더 심취하여 나중에는 독자분파로 분리됩니다. 


<Arrangement of Yellow and Grey Vertical Lines>



[보이지 않는 이야기]

음악과 시의 신이 오르페우스(Orpheus)입니다. 이 분파의 이름의 유래처럼 색채의 순수한 사용을 통하여 시각적 표현이 관객에게 특별한 감각과 심리 효과를 주는 것을 탐구했습니다. 이를 위해 특정한 입체적 기하학적 형태가 그림에서 자주 사용되었지만, 이들에서는 형태보다는 색채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현실 세계의 구체적 형태 묘사보다는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 이들에게 더 중요했습니다. 오늘 보신 작품은 수직선 구조와 색이 번갈아 가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직선 구조는 1900년대 쿠프카의 작품에서 등장하고 있으며 비슷한 형상을 조금씩 이동시켜 리듬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1920년대 초반 쿠프카는 일련의 흑백 작품을 제작했고, 이 작품은 그 새로운 단계에서의 초기 작품입니다. 엑스레이 조사에서 하층부에 여성의 몸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갈리아인의 맛(1909, 프라하 국립미술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Gallien_s Girl, 1909>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81>

데이비드 톤(David Torn)의 앨범 <Cloud About Mercury, 1987>에서 가장 잘 알려진 <3 Minutes of Pure Entertainment>입니다. 톤은 기타리스트이면서 작곡가, 프로듀서로 유명합니다. 영화음악도 여럿 작곡하여 명성을 쌓았습니다. 실험적 음악가로도 유명한데, 오늘 들으실 이 음악도 앰비언트 뮤직(Ambient music)으로 조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장르입니다. 전자음이 결합되어 소리 풍경(soundscape)을 만듭니다. 듣고 있으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뭔가를 쫒거나 생각에 빠지는 장면이 저절로 떠오릅니다. ‘소리 풍경’이라는 단어가 참 멋진 단어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QIG5mBwOP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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