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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17.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정물 /  말과 가면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10– Emil Nolde>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index.html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내 머릿속 미술관>을 한 줄로 요약하면, “보다, 기억하다, 창조하다”입니다. 우리가 사물을 하루 종일 눈을 통해 사물을 봅니다만(see), 뇌가 기억에 관여하는 경우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그렇게 합니다. 알고 있는 작가나 작품의 경우에 보았음을 기억하는 것이지요.


지난주부터 아이치현 미술관에 걸려 있는 그림 중에서 주요 해외 작품(컬렉션)을 정리하고 있습니다만, 어떤 작품은 보았는지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사진까지 찍어 놓고도 보았는지 기억을 못 하고 있는 그림도 있습니다. 오늘 미술관 홈페이지 정리된 자료를 보면서, 그리고 스마트폰에 찍어놓은 사진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보았다는 것을 기억해 냈습니다. 참으로 허술한 기억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라고도 할 수 있겠고, 주의를 끌만큼 특이하지도 않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억을 위해서라면 사물에 뭔가 재미난 태크(꼬리표)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그림에 꼬리표를 붙인다면, “중국말, 일본가면” 정도 되겠습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고동색 벽 앞에 푸른색 상자가 놓여 있고 상자 위에는 말을 탄 여인 상이 보입니다. 그 뒤에는 접시가 하나 세워져 놓여 있는데, 흑인 원주민으로 보이는 형태의 사람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머리와 치마로 노란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탈이 하나 벽에 결려 있습니다. 탈은 웃고 있는 듯합니다. 탈이 걸려있는 벽은 훨씬 밝은 벽이라서 튀어나와 보입니다. 기둥 같기도 합니다. 


[화가 이야기]

에밀 놀데(Emil Nolde, 1867~1956)는 독일의 화가이자 판화가입니다. 표현주의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강렬한 색채와 표현이 유명합니다. 주로 풍경, 인물, 꽃, 등을 그렸고 종교와 신화도 많이 다뤘습니다. 20세기 초반 독일 표현주의 그룹인 브뤼케(Die Brucke)에서 활동했으나 주로 독립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대담한 붓질을 특징으로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이 많습니다. 나치 정권에서 나치의 열렬한 지지자였습니다만 본인의 작품은 정작 퇴폐로 분류되었습니다. 결국 전시는 금지되었고 은둔 생활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놀데는 산업화가 자연파괴, 인간 소외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며 진정한 미술은 비서양, 전근대 예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913년 뉴기니 방문(독일 식민지 파견단), 일본, 중국 방문을 했습니다. 오늘 본 그림의 가면(가부키 가면), 당마용(唐馬踊, 당나라 말 인형)은 이때 가져온 것입니다. 접시는 본인이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다른 그의 그림도 조금 보시지요. 


<가을 바다, Autumn-Sea-VII, 1910-12> (Nolde Stiftung Seebull 소장)



<최후의 만찬, 1909> (출처: SMK Open online)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82>

Fiona Apple (1977~)의 앨범 <When the Pawn... 1999>이라는 앨범은 제가 지금까지 본 타이틀 중에서 가장 긴 제목입니다. 원 제목은 이렇습니다. 


“When the Pawn Hits the Conflicts He Thinks Like a King What He Knows Throws the Blows When He Goes to the Fight And He'll Win the Whole Thing 'Fore He Enters the Ring There's No Body to Batter When Your Mind Is Your Might So When You Go Solo, You Hold Your Own Hand And Remember That Depth Is the Greatest of Heights And If You Know Where You Stand, Then You Know Where to Land And If You Fall It Won't Matter, 'Cuz You'll Know That You're Right."


Pawn (체스의 졸)은 체스에서 가장 약한 말이지만 전략과 생각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왕처럼 생각하라”라는 부분과 “혼자 갈 때, 네 손을 잡아라”이 매우 의미가 있네요. 힘들어도 당당하게, 스스로 손을 부여잡을 때가 필요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mCu07ovt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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