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그녀가 울었다

by 이한

비가 왔다.

늦은 밤, 서연은 우산 없이 걷고 있었다.


감정연기 교습소도 닫혔고, 갈 곳은 없었다.

그런데 발이 멈춘 곳은 예상하지 못한 장소였다.


아버지의 묘소.


그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곳.

찾고 싶지 않았던 것도, 찾아갈 이유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감정을 꺼내기가 무서웠다.


서연은 묘비 앞에 앉았다. 손에 든 것도, 꺼낼 말도 없었다.

그냥, 입을 열었다.


“나, 울 줄 몰라요.”


비는 조용히 내렸다. 누가 듣고 있는 것도 아니고,

돌이 대답하는 것도 아니었다.


“다 울어야 할 때 참았더니, 이젠 진짜로 못 울겠어요.”

“근데… 이제 좀 울어도 되는 걸까요?”


말이 끝나자, 몸이 떨렸다.

작은 떨림이 가슴까지 올라왔다.


입술이 떨렸고, 손이 움켜쥐어졌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아무도 보지 않는 밤, 아무도 묻지 않는 시간에

서연은 처음으로 울었다.


감정은 폭발이 아니었다.

그건, 안으로부터의 조용한 복구였다.

그녀는 울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나, 아직 안 죽었구나.”


그리고, 그 문장이 그녀의 마음 한가운데에

고요하게 눌러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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