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사람인 척하고, 가끔은 개처럼 살아간다.
목줄은 이제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목줄이 있던 자리의 살은 아직도 움푹 파여 있다.
그곳이 간지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내가 아직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건 아닐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버지는 어느새 사라졌고, 나는 이제 내 목에 내 손으로 리드줄을 건다.
조금은 느슨하게, 조금은 조심스럽게,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살아간다.
사람이기를 포기했던 그날 이후,
나는 사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날, 나는 진짜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