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늦었고, 수사는 빠르고, 의도는 안 늙는다

– 칼은 날카로웠지만,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만 날아갔다

by 이한

검찰은 정의의 상징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정의보다 방향을 먼저 고른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칼은 있었다. 날도 있었다. 문제는 그 칼이 누구를 향해 벼려졌느냐다.


수사는 빨랐다. 근데 왜 어떤 사람은 고발돼도 뉴스 한 줄 없고,
어떤 사람은 의혹만 있어도 집 앞에 기자가 줄을 서는 걸까?


법은 공평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공평하게 불공평한 장면을 너무 많이 봤다.


그들은 말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하지만 그 알 권리는 특정 시점에만 활성화되고,
특정 정권에서만 빠르게 작동한다.


나는 어떤 사건은 3일 만에 기소된 걸 봤고,
어떤 사건은 3년이 지나도 수사 중이었다.


정의는 늦게 오면 정의가 아니라 했는데,
이젠 정의가 와도 반갑지 않다.
누구를 향한 정의인지 먼저 살펴보게 되니까.


칼은 날카로웠다. 그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 칼이 늘 같은 방향으로만 날아간다면,
그건 무기가 아니라 편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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