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뭐든 먹었고, 결국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 맛집은 많았고, 뒤처리는 없었다

by 이한

한국인은 먹는 데 진심이다.
아침은 간단히 먹고, 점심은 적당히 먹고,
저녁은 SNS에 올릴 맛집을 찾아 떠난다.


경치 좋은 곳엔 백숙집이 있다.
산 중턱, 계곡 옆, 바다 앞,
백숙은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밤이 되면 도로 옆엔 야장이 깔린다.
불법? 그건 이미 안주다.


길가에 테이블, 물티슈는 바닥에, 치킨 뼈는 화분에,
술잔은 하수구 위에서 부딪친다.


유튜브에선 먹방이 쏟아진다.
한입 가득, 소리 크게,
“와~ 미쳤다!”

그리고 영상이 켜지면, 그 음식은 남지 않는다.

우리는 먹는다. 잘 먹고, 많이 먹고, 가리지 않고 먹지만,

먹은 자리에 남는 건 기름 자국과 비닐봉지,
그리고 ‘인생 맛집’이라는 허세뿐이다.


음식은 진심이었다.
그런데 그 진심은 위장까지만 도달했다.

위장의 쾌락,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큰 쾌락인지도 모르겠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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