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는 켜뒀고, 마음은 꺼내졌다
며칠 전이었다.
식당 국밥집에서 사장님이 말했다.
“요즘은… 국이 덜 짜.”
내 귀를 의심했다. 국가 얘기가 아니라, 국물 얘기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권이 바뀌고, 사람들이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브레이크 없는 막말 릴레이 대신 외교 사진 속 미소가 자막처럼 깔렸다.
누군가는 말했다.
“G7 순방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해낼 줄이야…”
인터넷엔 비교 영상이 넘쳐난다.
‘누구는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하고, 누구는 길을 만들고.’
‘누구는 혼자 떠들고, 누구는 듣고 적는다.’
‘누구는 술 종류를 달달 외우고, 누구는 대한민국 고쳐야 할 것들을 달달 외운다.’
한때는 뉴스를 보기 위해 혈압약을 먼저 삼켰던 국민이 이젠 뉴스와 국밥을 함께 삼키고 있다.
이상하다. 뉴스를 보다 웃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기적은 거창하지 않았다. 그저 카메라 앞에서 손을 흔드는 장면이
국제 망신이 아니라 국격 상승이 된 순간 우린 알았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국제도서박람회에 기분 좋게 가고,
책을 사고, 아이들이 따라 웃는다.
국가가 안정된다는 건, 지하철에서 이어폰 한쪽을 빼도 되는 사회가 된다는 것.
이젠 뉴스 소리도 괜찮게 들린다.
국밥이 맛있어졌다. 세상이 아주 살짝
제자리로 돌아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