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빚는다

- 훔쳐지지 않는 언어를 꿈꾸며, 나는 나를 빚는다

by 이한

바스러지는 기억을
시간의 틈에 눌러 적는다.

희미한 생각의 파편들,
나는 그 조각들을
눈물로 꿰어 붙잡으려 한다.

이름 없는 풀잎들의 떨림,
칠흑 같은 어둠에 피어난 별들의 숨결까지도.

비는 사정없이 내리고,
나의 사투를 비웃듯,
기억의 조각들은
손가락 사이로 흘러간다.

나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붙잡을 수 없음을.

남의 발자국을 따르려는 유혹을 밀어내며,
꺼져가는 나만의 등불을 지키기 위해,

내가 싸워 쟁취한 글,
피로 길어낸 마지막 흔적.

나는 오늘,
이 작은 흔적으로 나를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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