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은 작게 접힌 종이 하나를 받았다.
퇴근길 지하철 역사 계단 위.
흰 봉투에, 볼펜으로 쓴 단 한 줄.
"울고 싶으신 분, 문의 주세요."
밑에 적힌 번호는 외우기도 전에 사라졌다.
어느 틈엔가 누군가 뒤에서 밀고 지나갔고,
봉투는 바람에 휘날려 사라졌다.
하지만 그 문장은 남았다.
울고 싶으신 분.
그 단어는 이상하게
속이 간지럽고, 무거운 무언가를 건드렸다.
며칠 후,
서연은 조심스레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쳤다.
‘감정연기 교습소’
그러자 아주 작은 카페가 하나 떴다.
리뷰는 없고, 별점은 비어 있고,
위치도 애매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발걸음을 옮겼다.
울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라,
울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문을 열자,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만의 표정을 연습하는 듯한 얼굴들이었다.
어떤 이는 거울을 보고
눈을 가늘게 뜨며 입술을 떨었다.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눈물을 참고 있었다.
어떤 이는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는 ‘연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다시 ‘연기’로 감정을 배우고 있었다.
서연은 창가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