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눈물은 총량이 있다

by 이한

감정연기 교습소를 나서는 길,

서연은 이상하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누군가 울고 있던 눈빛,

입술을 깨물고 있었던 표정,

그걸 연기라 부르든 아니든,

그 사람들은 ‘감정에 닿기 위해 몸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서연은

아무리 그 방 안에 앉아 있어도

울 수 없었다.


감정을 생각해보았다.

어릴 적은 잘도 울었다.

장난감을 잃어도 울고, 엄마가 화를 내도 울고,

심지어 아무 이유도 없이 울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우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주입되었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강해져야 한다는 말,

감정은 비효율이라는 말,

감정을 내보이면 남들이 널 이용한다는 말.

그 말을 믿었고,

그래서 울지 않았고,

이젠, 정말로

울 수가 없게 된 거였다.


서연은 벽에 기대 앉아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 고장난 걸까?”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눈물도 총량이 있다면,

나는 다 써버린 걸까.

아니면,

써야 할 순간에 아껴버린 걸까.

이전 04화3화. 감정은 개인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