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연기 교습소를 나서는 길,
서연은 이상하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누군가 울고 있던 눈빛,
입술을 깨물고 있었던 표정,
그걸 연기라 부르든 아니든,
그 사람들은 ‘감정에 닿기 위해 몸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서연은
아무리 그 방 안에 앉아 있어도
울 수 없었다.
감정을 생각해보았다.
어릴 적은 잘도 울었다.
장난감을 잃어도 울고, 엄마가 화를 내도 울고,
심지어 아무 이유도 없이 울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우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주입되었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강해져야 한다는 말,
감정은 비효율이라는 말,
감정을 내보이면 남들이 널 이용한다는 말.
그 말을 믿었고,
그래서 울지 않았고,
이젠, 정말로
울 수가 없게 된 거였다.
서연은 벽에 기대 앉아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 고장난 걸까?”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눈물도 총량이 있다면,
나는 다 써버린 걸까.
아니면,
써야 할 순간에 아껴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