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절된 지식, 조각 지식
우리는 얼마나 오랫동안 독서교육을 받아왔나?
내 어릴 적에는 조기교육이 지금처럼 만연화되어 있던 시절이 아니었다. 공교육 시기만 보더라도 족히 10년 동안은 독서교육을 받아왔다. 어릴 적부터 한글 교육, 독서 교육에 노출된 요즘 세대들로 말하자면 훨씬 길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생 도서, 독서 습관, 글쓰기 습관 등에 이야기하자면 딱히 얘기하기가 쉽지는 않다.
유아기, 초, 중, 고 학령기를 거치면서 다양한 책 읽기 및 독서 활동을 해 왔다. 수업 시간에 배우는 시와 글들이 온전한 작품이 아니다. 그 책 읽기와 독서 활동이라는 것이 교과서에 수록된 일부 발췌 글이거나, 그 글에서 파생된 분절된 독서 활동들이었다. 그래서 읽은 책들을 잘 기억도 못할 뿐더러 많은 독서 활동들을 하였지만, 조각난 활동들이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령기를 졸업하고 나면 우리 모두는 빈손이 된다. 그렇게 많이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딸 아이의 경우 어릴 적 독서를 참 좋아하였다. 학교에 가니 곧잘 글쓰기 대회에서 상도 잘 받아왔다. 교내대회 뿐만 아니라 시대회에서도 최우수상, 나라사랑 전국 글짓기 대회에서는 장관상 까지도 수상하였다. 엄마 욕심에 이 자료들을 다 모아서 딸의 문집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교과서에 쓴 글들도 나름 심금을 울리는 표현들이 보여 엄마 욕심에 교과서에 쓴 글들도 모으기 시작하였다. 수상작들을 다 모으려고 하다보니, 대회에 출전하여 낸 작품들은 다시 작품을 볼 기회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도 그렇게 모아놓은 작품들이 있다보니 딸아이의 경우는 자신의 글이 남아 있는 경우다. 지금도 그 글들을 넘겨보며
'아! 그때는 앞마당에 무궁화꽃이 많이 피었었는데...!'
라며 옛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보통 학령기동안에 우리는 작가의 글을 읽고, 들으며 배운다. 듣고 읽는 교육이 주를 이루게 된다. 그 속에 나의 이야기는 없는 것이다. 자신의 글을 써 본 적도 잘 없고, 어른이 된 지금도 글 쓰기가 익숙하지는 않다. 내 이야기도 아닌 남의 분절된 지식 조각들을 배우게 되면, 다 아는 것 같지만 정작 배운 것을 말로 표현을 하려고 하면 어렵다. 그 속에 '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배운 것만 있지, 무엇을 배운 건지 모른다. 이럴 경우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
스토리는 분절된 지식을 융합하는 도구이다. 스토리가 잘 기억나는 것도 그런 분절된 지식을 융합하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이전 세대의 철학을 아이들에게 가장 쉽고 재미있으며 비억압적으로 전달하는 매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는 교과서 발췌글이 아니라 온전한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 스토리를 읽는 동안에도 내 배움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스토리를 읽고 배우는 동안에 등장인물을 통해 더욱 바람직한 가치를 형성하고 성장하게 된다. 내 스토리도 만들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