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프로젝트를 짜면서 연구회 회원들과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4학년 지도 프로젝트였어요. 교과서에는 없지만 off 지도와 on지도를 넣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지도 프로젝트로 이야기하는 도중 용어에 대한 얘기를 했었지요. 지도 프로젝트에는 축척, 방위, 등고선 등 새로운 용어들이 나옵니다. 실제로 내용을 어렵지 않은데, 이러한 어휘가 더 어렵게 한다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용어집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라고 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게 좋겠다는 뜻이었죠.
사회과 교과서나 과학 교과서, 수학교과서 등에는 새로운 개념들이 단원마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수학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개념 ‘평행사변형’과 같은 개념이 나올 때 ‘약속’이라는 말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 도중에 ‘약속’이라는 개념을 먼저 도출하기 보다는 ‘내가 이름 짓기’ ‘특징 찾기’ 같은 활동들을 하며 귀납적인 방법으로 개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사회, 과학 교과서에서는 그 단원에 나오는 용어를 미리 제시해 줍니다. 과학의 경우에는 실험 후에 개념을 제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4학년부터 사회와 과학을 배우기 시작하니 새로운 개념들은 그 때부터 많이 접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용어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설명집이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6학년 담임을 할 때 중학교 선생님들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중학교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어휘를 몰라서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다 하십니다. 초등학교 때 너무 친절하게 이야기 하는 거 아니냐? 는 말씀이시죠. 맞다 틀렸다 보다는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각 학년 간에 읽기 쓰기의 발전하는 격차는 어마어마합니다. 4학년과 5학년 같은 경우에는 쓰기 능력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같은 그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2학년과 3학년만 해도 어떠한가요? 차이가 크지요. 이러한 차이들이 존재하는 곳이 초등학교입니다. 칸 공책에서 줄 공책으로,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시기이지요. 읽기와 쓰기 능력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만큼 개인차도 큽니다. 수업시간에 새로운 용어가 나오면 기존의 알고 있던 지식을 연결을 시키는 게 중요하지요. 설명을 쉽게 풀어서 해줘야 하는 이유가 생기는 겁니다. 이런 설명을 듣고 내 용어가 되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 활용할 수 있는 어휘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거기서 머물러 버리면, 설명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용어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풀이집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과에서 그 어휘를 아는 것 자체가 교과 학습력이고, 과학과에서 그 어휘를 아는 것 자체가 학습 능력과 연계 됩니다. 각 차시, 단원, 교과마다 나오는 이러한 어휘들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은 중학교 가서도 새로운 용어의 천국인 교과서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교과서에 어휘를 몰라서 이해가 안된다는 말들이 많더군요. 이 어휘 자체는 곧 성적과도 직결됩니다. 초등 때 공부 잘하는 아이가 중학교 가서 잘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정적인 시기에 뛰어넘는 아이들이 계속 잘할 공부 힘을 지니더군요. 깊게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교과서 이해가 잘 되는 친구들은 혼자 집에서 교과서를 읽기만 해도 이해가 잘 되는 겁니다. 이해가 잘 되는 친구는 여러 번 읽으면 암기와 연결 되겠지요. 이해가 안 되는 친구는 학원이나 인강 등 타인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모르는 부분을 도움 받으면 학습에 도움 되지요. 이렇게 이해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매 차시 매 단원을 이렇게 도움 받고 공부해야 하는 아이와 스스로 이해하는 아이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교과서를 읽고 이해할려면 문해력을 키워야 합니다. 지금 사회, 과학을 배우지 않는다고 하여 할 것이 없다고 할 게 아니라 독서로 어휘 이해력의 밑바탕을 다져놓아야 합니다. 하루 아침에 학교에서 배운다고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벌써 늦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문해력은 평생 발달합니다. 우리 나라 성인의 문해력 조사에서 보면 고등학교 때 최고점을 찍다가 서서히 떨어집니다. 평생 독서는 성인의 문해력도 향상 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