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막막하다구요?

by 오글샘

글쓰기를 좋아하는 게 우선이다. 책을 읽는 동안에 인물들이 겪은 일을 보며 함께 웃고 행복하며 함께 부끄러워한다. 인물의 경험을 함께 겪은 아이들은 할 얘기도 참 많아진다. 이러한 것들이 말하기의 재료가 되고, 글쓰기의 재료가 된다.

책을 잘 읽어주셨나요?

아이와 함께 책 읽기가 즐거우셨나요?

아이와 함께 한 책 놀이가 재미있었나요?

인물이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나요?

그럼 아이들도 느끼고 있는 겁니다.


책 감동에 내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 더 쓸 얘기들이 많아지겠지요. “선생님, 제가요~~.” 하며 자기 얘기를 하기 바쁘다. 한 아이가 이야기 하면 다른 아이도 질 세라 자기 이야기를 꺼내기 바쁘다. 내가 겪은 일이라면 더 쓸 얘기들이 많아지겠지요. 쓸 얘기들이 많아지면 글쓰기도 즐겁다.


수업 시간에 이야기 꾸미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림 4개의 장면을 보여주고, 순서대로 배열하여 자신의 상상대로 이야기 꾸며 쓰기였다. 2학년에서 갓 올라온 데다 작년 코로나로 학교에 온 날이 별로 없어서 수준차가 굉장히 심한 편이었다. 독서 수준의 편차도 심했다. 그런 상태에서 4장면으로 이야기 꾸며 쓰기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편차가 심한 편이어서 자세한 안내가 필요했다. 네 컷의 이미지를 자세히 살펴보기부터 하였다. 그림을 살펴본 후 보이는 부분을 발표하였다.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던 아이들이 한 두 명의 발표를 듣고 자신들이 찾은 것들을 너도나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의 발표를 다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맞고 틀렸다고 해 줄 필요도 없다. 어차피 그 재료 중에서 맘에 드는 것들을 고르는 건 아이들의 선택이니까. 네 컷의 이미지를 모두 이렇게 살펴보고 나니 이야기 재료들이 풍성하였다. 풍성한 재료들을 보며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이제 이 그림들을 어떻게 배열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재료들이 있는 상태에서는 그림의 순서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부담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바빴다. 정말 다양한 순서들이 나왔다.

“이제 여러분들이 작가에요.”


주인공의 이름도 정해보고, 사는 곳도 이름 지어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원인과 결과에 따라 이야기 뼈대 만들기도 하였다. 이야기 뼈대 만들 때 교사의 피드백이 필요하다. 뼈대는 이야기가 비약적으로 뛰지 않고 스토리가 문맥에 맞게 잘 흘러가게 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모두 친구들의 상상력에 맡기고 허용해주었다. 좀 못 쓴 글씨도 괜찮다. 띄어쓰기 좀 못해도 괜찮다. 그냥 쓰는 것이다. 친구들의 주인공 이름을 보고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사는 시대도 다른 것에 재미있어 하며, 글쓰기 하는 내내 즐거운 풍경이었다.


사실 이야기 꾸며 쓰기 하는 동안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내 생각은 아이들은 즐거우면 글을 쓴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 준 8절 글쓰기 용지가 모자라서 글쓰기 용지를 더 받아서 쓰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다 쓴 글들을 읽어 주었다. 유명 작가의 그림책 읽어주듯 읽어주었다. 그 이야기 작가는 완전 초집중해서 글을 듣는다. 친구의 글은 더 잘 집중이 되는 모양이다. 글 속에는 선생님도 등장인물이 되어 나오기도 한다. 읽는 내내 나도 즐거웠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기발함에 참 많이 놀란다. 글쓰기의 성취감이 다음 글쓰기를 즐겁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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