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글샘 Aug 29. 2024

책 고르는 능력은 타고 나나요?

우리 아이에게 맞는 책을 어떻게 고를까?

책 고르기 참 어렵지요?

아이들이 직접 책을 잘 고르면 좋겠지만, 그런 능동적인 책 선택을 하는 아이들은 참 드물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무작정

"네가 읽고 싶은 거 골라서 읽어봐."

할 때, 아이들은 참 막연해합니다.

책이 많고 많은 서점이나 도서관에 있으면서도 곧 이어 이렇게 말하지요.


"읽을 책이 없어요."


책이 너무 많아서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선택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죠. 탐색 과부하의 문제를 겪게 됩니다.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들도 무엇을 고를지 몰라 매우 난감해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지요.


아무 제한 없이 고르고 선택 범위가 많은 독서 상황에서 이런 인지적 과부하, 정보 과부하의 문제는 높아집니다. 고르고 골라서 겨우 고른 책이 아이의 문해력 수준에 적절하지 못할 경우 계속적으로 좌절을 경험하기 때문에 오히려 읽기 활동이 중단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책을 선택하는 기술을 타고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 읽기 자료를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가야만 합니다. 자율적인 읽기 자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되 자신의 수준에 맞고 흥미를 충분히 부여하는 책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선정에 대한 방법을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책 선택 과정은 배경지식, 경험, 책 제목, 장르, 저자 등에 대한 지식, 책의 표지나 내용에서부터 제공되는 단서들, 추천이나 리뷰에 대한 기억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탐색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을 읽을지 스스로도 잘 모르기 때문에 책장 살펴보기부터 시작하는 탐색의 단계, 책장을 살펴보면서 점점 구체적으로 살펴볼 책들로 좁혀가는 초점화하는 단계, 책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어떠한 책인지, 읽어볼 만한지 등을 판단하는 분석하기 단계, 그리고 선택할 것인지, 후보로 올려둘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최종 결정하기 단계로 나타나는 종합적인 탐색의 과정입니다.


조금이나마 독서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안내된 독서'는 참 도움이 되지요. 꾸준한 '안내된 독서'는 스스로 책을 골라서 평생 독서가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됩니다. 책 선택을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얘기해 볼까요?


첫째, 읽고 싶은 책의 어느 부위든 무작위로 펴게 하여, 그 쪽을 다 읽는 동안 뜻을 잘 모르는 낱말이 다섯 개 이상인지 살펴봅니다. 세 개 이하 정도 발견되었다면 자신에게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요.

"저는 어려운 게 하나도 없는데요?"

그럼 좋은 책일까요? 이건 너무 쉬운 책이지요.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안내해주면서 스스로 난이도를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책임을 지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너는 안돼" "너 한테 너무 쉬워"라는 부모님의 판정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책 읽고 싶다'라는 마음입니다.


둘째, 아이의 내적 관심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전에 우리 아이가 이러한 장르의 글을 읽은 경험이 있는가? 좋아하는 장르인가를 알고 있다면 책의 선택과정에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게금 좀 더 유도할 수도 있지요.


셋째, 아이의 삶과 연관된 책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시기마다 좋아하는 책들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5-6학년 아이들은 일상생활, 학교생활 소재나 또래집단 이야기에 솔깃해합니다. '아이의 삶과 연관된 성장 동화'들은 주로 우리 아이의 흥미를 이끌고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넷째, 5-6학년 아이들의 독서 발달 단계를 살펴봅니다. 5-6학년은 읽기와 독서 능력 면에서 지식과 논리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학년의 경우 지식 위주, 역사를 다룬 책에 흥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고학년은 객관적인 이해를 넘어서 초보적이나마 자기 나름의 해석과 분석이 이루어지는 시기이지요. 직접 드러나 있지 않은, 글 속의 배경과 상황을 분석하고 인물을 자기 나름대로 평가하는 초보적 비평 활동이 가능할 정도록 사고 활동이 왕성해 지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결론이 뻔한 이야기보다는 갈등 구조가 드러나거나 현실에서 있음직한 이야기에 더 흥미를 보이지요. 사건 전개가 빠르고 인물의 심리가 잘 묘사된 이야기, 공상과 상상, 유머가 잇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독서의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재미'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책은 '힘든' 독서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상쇄하는 마법을 부리지요. 재미있게 읽는 동안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이렇게 빠지는 동안 이해력도 문해력도 쑥쑥 올라가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반복적인 '안내'의 과정에서 아이들은 결국 스스로 책을 선택하는 자율적 책 선택의 과정에 이르게 되지요.


앞으로 고학년이 읽을 만한 책들을 제 나름의 기준으로 선택해보고 읽은 후 아이들의 다양한 반응들을 올리려고 합니다. 참고하셔서 책 선택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