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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글샘 Jun 10. 2022

괴테의 <파우스트>

인간은 노력을 하는 한에서는 길을 헤매는 것이다. 

2018년 10월 25일 초판

출판사: 누멘

지은이: 요한 볼프강 괴테

옮긴이: 강두식

전체 페이지: 590쪽

가격: 16,000원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를 읽은 후 나의 책 선택은 괴테의 <파우스트>였다. 20대 청년기에 붓을 대기 시작하여 83년에 걸친 괴테의 전 생애가 수반되고 있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작품을 통해 괴테의 인생관을 알아보고 싶었다. 

자네들이 시대정신이라고 부르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저자 자신의 정신 속에 그 시대가 그림자로서 비쳐 나온 것일세


책을 한 번 다 읽고 다시 읽으며 내용을 곱씹은 나의 경험에 따르면,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다. 괴테가 주제로 삼은 것은 15,16세기경 실제로 있었던 연금술사 독토르 파우스트에 관한 전설이다. 그 당시 독토르 파우스트라고 전해진 인물은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요하네스 파우스트였다. 마술에 전심하여 방랑생활을 하다가 악마의 힘을 빌어 베니스에서 공중비행을 시도했다가 추락하여 부상을 입었다. 다른 한 사람은 게오르크 파우스트라는 마술사로서 훌륭한 점술사였지만, 학자들을 그를 야바위꾼으로 몰아 배척했다. 악마와 계약을 맺은 결과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한다. 


괴테는 177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집필을 시작하였고, 1775까지 초고를 완성하였다. 1790년 '단편 파우스트'가 발표되었다. 1800년에 파우스트 제2부를 집필하게 되어 1808년에 '비극 파우스트'가 출판되었다. 그 후 20년간 집필을 중단하였다가 1825년, 나이 76세 때부터 별세하기 전 해인 1831년 여름까지 걸쳐서 제 2부를 완성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괴테가 20세 때부터 구상하고, 24세에 가서 쓰기 시작하여 82세에 완성을 한 것이다. 


아! 이제 나는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답답하게 신학까지도, 열성을 다하여 속속들이 연구했다. 그런데 가련한 바보인 나는 이제 이런 꼴이로구나. 그렇다고 예전보다 더 똑똑해진 것도 없다. 더구나 석사니 박사니 하면서 그럭저걹 10년이란 세월을 학생들의 코를 쥐고 아래위고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들고 있지만 우린 실상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중략> 나는 온갖 기쁨을 빼앗기고 말았다. 제법 이만하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자부심도 없거니와 인간을 선도하고 깨닥게 하기 위하여 가르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재산이나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세상에서의 명예나 영화도 없다. 이런 꼴로 더 이상 살아간다는 것은 개라도 싫어할 것이다. 

지식의 무력함에 실망하고 혐오를 느낀 파우스트가 등장한다. 메피스토텔레스라는 악마의 도움으로 세상의 모든 관능적인 향락을 맛보고 세계에서 가능한 온갖 일을 체험하게 된다. 만약 악마가  파우스트를 환락에 취해 떨어지도록 농락할 있다면,  그리하여 

내가 어느 순간을 보고 멈춰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라고 말한다면 파우스트는 결국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진 것이 되고, 계약이 끝나는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2부 5막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른 소설과 달리 읽는 동안에 따르는 어려움이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이 글에 사용되는 문체이다. 희곡이라는 장르라는 것이 다른 점이긴 하지만, 어려움에 속하지는 않는다. 사용되는 문체가 희곡의 형태이면서도 대사들이 '시'로 이루어져 있다. 운율을과 리듬감을 느낄라치면 내용을 이해하기 급급하다. 충분히 이해하고 음미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며 두 번째 읽을 때에 와닿는 느낌이 더 좋다. 

둘째, 기승전결의 짜임이 완벽히 어우러지는 글을 기대하는가? 글쎄다. 갑자기 요괴들이 출몰하기도 하고, 기상천외한 장면들이 나와서 당황하게 된다. 갑자기 사라졌던 헬레나가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어떻게 된 일이지? 라는 물음들이 중간중간 나올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전설에서 채택된 소재들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읽기 시작한다면 좋겠다. 


보통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권장도서 목록에 괴테의 '파우스트'가 등장한다. 입시에 바쁜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과연 이 책이 목록에 들어갈 책인가 의문을 갖게 된다. 가뜩이나 교육과정의 방대한 지식을 넣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몇 가지 어려움들을 견디며 읽어서 이 책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줄 때 내가 읽어보고 좋으면 추천해주는 나로서는, 목록에서 조금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과 여유와 지식에 대한 회의도 어느 정도 느끼는 시점에서 읽는다면 개인적인 의미부여가 가능할 것이다. 


*on 북 알고리즘: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저자 레프톨스토이의 단편선- 저자 레프톨스토이의 '안나까레리나' - 레프 톨스토이가 그토록  알고 싶어하던 '사람은 왜 사는가? '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을 갈구하는 마음으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선택- '빅터 프랭클'과 같은 실존주의 심리학의 계보를 잇는 저자가 말하는 관계 해결법의 책 '내 문제가 아닌데 내가 죽겠습니다.' 선택- 괴테 <파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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