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방향
평소 운전을 할 때에도 우리는 목적지를 정하여 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는 국어 수업의 방향은 어디로 향해 가야 할까요?
방향은 교육과정 총론과 교과 교육과정에서 찾아 보아야 겠지요.
우리나라 2015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국어과 수업의 방향은 ‘국어과 교과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수-학습을 계획하고 운영’하도록 되어 있어요. 즉 국어과 교과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역량’이란 특정한 맥락이나 상황에서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를 통합적으로 작동시켜 복잡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수행함으로써 드러나는 능력이긴 하지만, 지식 없이 활동만으로 이루어진 수업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지요. ‘doing by thinking’ 사고(비판적, 창의적, 문제해결력 사고 등)가 관여되는 활동을 통하여 역량은 드러나게 됩니다. ‘독서’의 궁극적 목적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독서하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생각하는 힘은 단시간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국어 교과 역량은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자료-정보 활용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대인관계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 성찰-계발 역량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결국 이러한 역량을 키우는 게 목적입니다.
이러한 국어과 교과 역량은 교육과정의 목표와 성취기준 달성을 통해서 이루어지지요. 성취기준은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표를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이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수행)을 문장으로 진술한 것입니다.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개념이나 지식, 전이력이 높은 기능 및 태도의 내용들을 교수 학습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게 되지요.
결국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핵심 아이디어들을 자기 지식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국어 교과의 역량은 기초 문해력을 탄탄하게 만들었을 때 국어과 교육과정이 실현 가능합니다. 문해력은 ‘글로 소통하는 능력’이지요. 국어과는 도구교과입니다. 다른 교과의 이해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터득해야 하는 것이 ‘국어’이지요. 교과간 단원 재구성이나 프로젝트 학습 시 ‘문해력’ 이 크게 좌우합니다. 크게는 책이나 작게는 글을 읽는 활동을 수반하게 되거나 학습 결과물로서 글쓰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국어 수업을 받음에도 논술수업, 글쓰기 수업, 독서 수업을 받지요.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학령기간 동안 수년동안 국어 수업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글쓰기 수업, 책쓰기 수업을 받거나 독서수업을 자발적으로 신청하게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봅니다. 삶과 연계된 문해력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지요. 교과 수업 시 제재글을 이해하고, 자신의 이해를 글로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국어수업에서 가르쳐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 국어수업에서 문해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까?
1-2학년은 기초 문해력이 요구됩니다. 한글을 해득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아이에 따라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요. 한글을 해득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마음을 놓게 됩니다.
3-6학년은 ‘해득과 독해 사이’에 머무르게 됩니다. 한글을 해득할 수는 있지만, 독해가 되는가하는 문제입니다. 이 독해 정도에 따라 공부에 큰 차이가 납니다. 기본적인 독해가 되는 아이는 타 교과 공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부 기초체력에 크게 좌우하는 것이 ‘해득과 독해 사이’의 문해력이지요.
이는 독서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쓰기 위한 읽기'를 제안합니다. 적극적 읽기 방안이지요.학교에서 글을 쓰게 되면 형식을 강조합니다. 독후감, 주장하는 글, 설명문 등 여러 형태의 글을 배우면서 다양한 형식에 접하게 됩니다. 형식을 가르쳐주고 그 속에서 잘 써보라고 합니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잘 쓴 글들은 형식을 잘 갖춘 글이 아니라 읽기 쉽고 자신만의 통찰이 들어간 글입니다. 이론만 장황하게 늘어 놓은 글은 좋은 글이라고 보기 어렵지요. 글 쓰는 법을 배우지만 자신이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다시 글쓰는 학원이나 글쓰는 법을 배우러 다니게 됩니다. 글을 잘 쓰는 법을 가르쳐줘야 하지 않을까요? 먹히는 글을 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읽어버리면 이미지가 나에게 남기도 전에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쓰기 위한 읽기'를 하다보면 통독을 하게 되고, 내용을 다시 이해하기 위해 정독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자신에게 강하게 와닿는 부분을 발췌독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자신의 머리와 마음 속에는 스쳐가는 생각들이 자라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가장 중요한 글의 자산이 되지요.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만의 생각이지요. 그러면서 읽은 글이 자신의 마음 속에 한문장 또는 이미지화로 남게 됩니다. 그게 문해력이지요. 그와 동시에 자신의 앎을 구성하게 됩니다.
통독: 처음부터 끝가지 훑어 읽음.
정독: 뜻을 새겨가며 자세히 읽음.
발췌독: 책, 글 따위에서 필요하거나 중요한 부분만 가려 뽑아서 읽음.
그래서? 국어 수업에서 어떻게?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과 같이 각 영역별로 학년군별로 성취기준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읽기와 쓰기 영역도 있는데, 성취기준별로 학습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수학과를 한 번 생각해봅시다. 수학과에서보면 연산은 아주 기초적인 수학적 소양입니다. 연산 영역의 단원이 있고 성취기준이 나와 있지요. 하지만, 한 시간 배웠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지요.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어가 한 번 외웠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지요. 매일 외우고 암기해야 내 것이 됩니다. 그게 기초적인 소양입니다. 국어과에서는 문해력이 기초 언어 소양입니다. 성취기준 한 두 시간 배웠다고 습득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요. 늘 익히고 다루어야 내 것이 되는 기초적인 언어 소양입니다. 문해력은 그렇게 습득이 됩니다. 읽기와 쓰기는 모든 공부의 기본입니다. '쓰기를 위한 읽기'를 통한 반복적인 독서로 향상되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