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 무서워도, 설레어도, 일단 가본다
새벽 2시, 침대에 누워서
불을 끄고 눕는다.
그런데 잠이 안 온다.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내가 대학원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전문대 출신이 명문대 석사과정에서 버틸 수 있을까?"
"첫 수업 때 교수님이 '자기소개 해보세요' 하면 뭐라고 말하지?"
"동기들은 다 4년제 나온 사람들일 텐데..."
핸드폰을 켠다.
건국대 교육대학원 홈페이지를 또 들어간다.
합격자 조회에서 내 이름을 확인한다.
분명히 있다.
내 이름.
그런데도 불안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아침 7시 지하철.
영단어 앱을 켰다가, 끈다.
오늘은 집중이 안 된다.
창밖만 본다.
사실 무섭다.
매일 같은 업무, 같은 야근, 같은 회의.
불만은 있었지만, 적어도 익숙했다.
그런데 3월이 되면?
낮에는 회사.
밤에는 대학원.
주말에는 과제.
버틸 수 있을까?
점심시간, 팀장님과의 대화
"너 대학원 간다며?"
팀장님이 물었다.
"네."
"힘들겠다. 회사 다니면서 석사 따는 거 쉽지 않아."
"...네."
"근데 왜 가려고 해?"
나는 잠시 생각했다.
"그냥...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팀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젊을 때 해야지. 나중엔 못 해."
젊을 때.
나는 올해 서른다섯이다.
젊다고 하기엔 애매한 나이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정말 못 한다.
그래도 설렌다
무섭다.
분명히 무섭다.
하지만 동시에, 설렌다.
2년 뒤면 나는 석사가 된다.
AI융합교육 전문가가 된다.
가랑비 컴퍼니의 COO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전문대 출신이었던 내가.
중소기업 과장이었던 내가.
석사 학위를 들고 서 있을 것이다.
그 장면을 상상하면, 지금의 불안이 견딜 만해진다.
3월 3일,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여전히 불안할 수도 있다.
여전히 무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준비는 되어 있을 것이다.
영단어를 외우고,
교육학 책을 읽고,
업무를 자동화하고,
현장 경험을 이론으로 재해석하며.
나는 100일 동안 변할 것이다.
무서워도, 설레어도
책상 앞에 앉는다.
노트북을 켠다.
오늘도 공부한다.
오늘도 준비한다.
무서워도.
설레어도.
일단 가본다.
왜냐하면 알기 때문이다.
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